이준석 “윤 대통령 주변에 박수부대 많은 듯”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반성의 메시지를 낸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 주변에 '박수 부대'가 많은 것 같다며 변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여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에 17%p 이상 차이로 패배한 후 참모진과의 회의 중 "국민은 무조건 늘 옳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며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23일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반성 메시지를 밝힌 것에 대해 "어린이 동화인 '양치기 소년'을 보라 사람들은 어느 임계점을 넘으면 안 믿는다는 걸 교훈적으로 보여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대통령께서 본인이 변할 것이라고 선언하더라도 실질적 변화를 안 보여주시면 국민 누구도 안 믿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변화의 속도가 중요할 것인데, 홍보수석실이 '40개국 만나서 코피 흘렸다'는 게 얼마나 시대에 뒤처진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 대해 '양치기 소년' 수준으로 믿어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안타깝게도 그렇다. 옆에 '박수 부대'가 많은 듯하다"며 "그래서 내가 '벌거숭이 임금님'이라고 묘사했음에도 주변 박수 부대 때문에 본인이 망토를 입지 않고 있다는 걸 모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서 (윤 대통령을) 엄석대, 벌거숭이 임금님, 돈키호테라고 묘사했던 건 절대 이런 부류가 되지 않기를 바람에 말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이 세 가지 캐릭터 중 하나라도 안 되길 바랬더니 세 캐릭터 모두 합집합한 모습으로 보여서 큰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계속해서 국민의힘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시간 벌기용'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총선 120일을 남겨 두면 예비후보 등록기간이라는 분수령이 나온다. 지역구에서 (총선) 경쟁자들이 옷 입고 돌아다니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은 정신이 자신의 지역구에 곤두서게 된다"고 향후 정국을 내다봤다.

이어 "뒤집어 말하면 용산 (대통령실)이나 김기현 지도부는 예비후보 등록기간까지만 버티면 '지도부 체제 갈아엎자'는 이야기가 안 나올 거라 보는 듯하다"며 "그땐 지역구 의원들이 중앙에서 투쟁할 때가 아니라 동네에서 경쟁자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당이 진공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인요한 교수는 일주일 정도 언론 보도를 탈 것인데 (여당 지도부는) 그걸 걸어둔 것"이라며 "이걸로 일주일 벌고 저걸로 일주일 벌고 해서, 한 달 버티면 120일(예비후보 등록기간)에 들어가면 지도부 혁신론이 싹 없어질 것(으로 지도부는 보는 듯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때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여당 의원들이 더 침묵하는 것 같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수도권 의원들 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제19대 국회 때는 여당(당시 새누리당) 수도권 의석이 약 48개쯤 됐다"며 "지금은 다 합쳐봤자 16개인가 그런데, 수도권 지역구 의원 수 차이가 의미가 크다"고 정국을 진단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여당 국회의원 152명 중 48명이 수도권 의원이었는데 이들이 합치면 굉장히 큰 덩어리가 됐다"며 "지금은 서울에서도 강남 지역구나 경기도 군 단위 지역구 말고는 안 되는 상황이라 (수도권 의원들이) 목소리 낼 기회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공천이든 낙선이든 똑같다는 생각이라 공천과 민심을 둘 다 챙기지만, 영남은 그게 아니다"라며 "그래서 (영남 지역구 의원들이) 현 정부에 비판 목소리를 내지 않고 가는 게 최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짐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