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예산 사용 전북도보다 조직위가 더 많이 집행"
"조직위와 조직위 사무처가 중심이 돼서 일한 것"
與 "홍보할 땐 최종적인 점검자, 사고 터지면 결재권자 아닌가"
전북지사 "5천억원 이상 예산 삭감…잼버리 사태 이후 보복성 삭감"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24일 전북도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치고 발언 경위를 물으며 말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북도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책임 소재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문제와 관련해 여야의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잼버리 예산 사용을 보면 전북도보다 조직위가 더 많이 집행했다고 짚으며 "김 지사가 잼버리 집행위원장을 맡았으나 조직위가 있고 조직위 안의 집행조직위에서 조직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집행하는 기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결정 권한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김 지사는 "결정 권한도 없고 실제로 집행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20명의 집행위원으로 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그중 한 명으로 집행위원장 타이틀을 도지사에게 줬다"고 했다. 또 "조직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조직위와 조직위 사무처가 중심이 돼서 일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의원은 "새만금 잼버리 입법과 조직위원회 정관 중에 조직위원회 결정 사항 최종 승인 허가 권한은 여성가족부에 있다"며 "조직위원장 5명이 있지만 사실은 실질적인 권한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쥐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같은 당 임호선 의원도 "전북도와 지자체에서 파견을 많이 보냈다고 해도 소속 공무원들이 팀장급으로 배치가 됐다 하더라도 결국 그 지휘감독의 책임은 이 조직위 사무총장에게 있는 것 아닌가. 지사가 이 부분에 대해서 소속 공무원이라고 해서 관여할 바가 없으셨던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전가시키려는 태도는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짐 지사는 "국민들은 전북에서 개최됐기 때문에 당연히 도지사가 상당한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 생각하는 것도 정서적으로 이해한다"면서도 "저희가 조직위에 사람들을 많이 파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조직위에 인력 충원이 안 돼서 일을 못하겠다고 자꾸 저희한테 부탁하니 어떻게든 일을 잘 해보려고 파견, 파견 보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새만금 잼버리 책임 논란은 굉장히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만약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강원도에 그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국가가 먼저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천 의원은 "중앙정부가 가장 큰 책임감을 갖고 사업에 대해 평가하고, 그다음 전라북도에 물어야 될 것을 물어야 되는 게 맞다"며 "마치 누가 더 큰 책임이 있느냐라는 걸 따지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잼버리 파행 사태 이후 '집행위원장은 결재권자도 아니었고 단순히 일부 기반시설만 조성하는 역할만 맡았을 뿐이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 문건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사실을 짚으며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첫 번째 단순히 일부 기반시설만 조성하는 게 전북도의 역할이었다면 조직위에 그렇게 많은 숫자를 파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조직위 전체 숫자가 115명이고 그중 공무원은 71명, 전북도에서만 53명이 갔다. 여가부는 4명"이라며 "조직위 공무원 전체 75%를 전북도와 자치단체에서 보냈는데 전북도는 단순히 기초공사만 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누가 믿나"라고 따져물었다.
또 "대회 전 배포한 홍보자료를 보면 김 지사가 조직위 사무총장과 관계자 등을 불러 최종 점검을 했다고 나온다. 홍보할 땐 최종적인 점검자라고 하고 사고가 터지면 결재권자가 아니다? 이 말을 누가 믿겠느냐"고도 물었다.
그러면서 "집행위원장은 집행위원회의 회의 소집권, 예결산 승인, 주요 사업계획 승인 및 운영에 관한 사항 등 실질적인 사무처리 권한을 수행한다고 나와 있는데 결재권자 아니니 책임 없다? 도대체 누구 보고 믿으라고 하는건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김 지사의 답변은 잼버리가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 이렇게 떠넘기기식 하는 인상을 받는다"고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75%가 전북도 공무원인데 조금 전에 굉장히 궤변을 말씀하셨다. 지역 역점 사업인데 인력 파견을 여가부가 사정사정해서 보냈다는 것"이라며 "그럼 조직위원장이 전주 출신의 김윤덕 의원 책임도 있겠다. 사정했다는 말씀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만금 SOC 예산 삭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긴축재정 기조에 따라 새만금 관련 국가 예산 부처반영액 6526억원 중 78%를 삭감한 1479억원만 배정한 것을 두고 '보복성 예산'이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잼버리 파행 책임을 물어 대회와는 무관한 새만금 SOC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해 지역 발전을 늦췄다는 것이다.
천준호 의원은 "2024년도에 부처에서 반영한 예산은 6626억원이 부처 반영액으로 올라갔는데 기재부가 심사하는 과정에서 무려 5147억원을 삭감하고 정부 예산으로 1479억원을 올렸다"고 짚었다.
이어 "2023년까지는 부처 예산을 100% 반영했던 예산안을 2024년도에 갑자기 5천억원 이상 삭감을 해서 22%만 반영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저희도 납득할 수 없다"며 "특히 1차, 2차, 3차 심의 때까지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잼버리 사태 이후에 급격하게 입장이 바뀌면서 보복성 삭감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조은희 의원은 "다른 시도지사들은 예산 철이면 기획재정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는데 왜 (김 지사가) 무능한 것을 보복이라고 하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기가 무능해서 예산 삭감 당하고 이제 와서는 대통령의 보복이라고 한다. 전북 도민이 이걸 믿으시라고 (말씀)하신다"며 "지사는 행정가다. 왜 정치적으로 책임을 대통령한테 떠넘기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자르나"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김웅 의원도 "책임지려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 도지사가 웃으면서 말하는 게 맞느냐"고 소리쳤다.
김 지사는 "제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하는 발언은 아니다. 전라북도의 전적인 책임인 것처럼 말씀하시면서 정치공세를 하기 때문"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분명히 문제가 있는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것이다. 누차 기자회견을 통해 말씀드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