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23건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인해 감사인인 회계법인이 징계된 사례는 단 한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19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0년 이후 기업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회계법인이 징계된 사례는 단 한건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이 회계사 징계로 처리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0년에 발생한 SK증권, 대우중공업, 대우, 대우자동차, 경남기업, 대우전자, 대우통신, 나라종금에 대한 분식회계 사건은 모두 영화, 산동, 안진회계법인 등 회계법인이 감사인이었으나 증권선물위원회는 담당 회계사에 대한 직무정지만을 조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2001년 수원·동아상호신용금고, 2002년 한화유통, KEP전자, 동산C&G에 대해서도 회계사에 대한 직무정지 처벌만 가해졌으며 해당 회계법인인 안건, 삼일, 삼덕 회계법인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이 없었다.
김 의원은 현행 감리업무에 따른 양벌조치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감사인 및 공인회계사의 조치에 있어 무거운 징계조항은 '공인회계사법'으로 조치하고 주의 및 경고 등 가벼운 징계조항은 '주식회의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로 조치함에 따라 실제 회계법인의 문제점을 감리하는 금감원의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
김 의원은 "회계감사결과를 심의·의결하는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간부 구성이 삼일회계법인 등 회계법인 사람들로 돼 있는데, 이것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처벌하도록 구성된 것이기 때문에 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금감원이 회계감독의 일원화를 통해 확실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경부 장관이 감사반인 회계법인의 등록취소를 요구할 경우 공인회계사에서 등록취소가 가능하지만 내부인과 마찬가지인 회계사회가 회계법인을 처벌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아직 이런 것에 대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며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