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헤즈볼라 기)
가자지구 상황이 악화일로에 빠져들면서 이란과 헤즈볼라에 의존하는 시리아도 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문제 전문가인 아난 텔로는 스포트라이트 기고문을 통해 시리아인들은 10년에 걸친 전쟁과 제재로 전투를 하기에는 여력이 없지만, 이란과 헤즈볼라가 주축인 아사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하마스 편을 드는 것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리아인들은 반복되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침공으로 좋든 싫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속으로 끌어들여 10년에 걸친 대리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점점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공격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은 3주 동안 10월 12일 동시 폭격을 포함해 시리아 알레포와 다마스쿠스의 민간 공항들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고 약 2주 뒤에는 시리아 영토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포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이스라엘 방위군이 시리아 남부를 급습해 군인 8명을 사살했다.
더불어 지난달 31일에는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시리아의 로켓 발사 장소로 의심하는 곳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다시 타격했다.
본명을 감추기 위해 개명한 아랍에미리트 출신 회계사 다이애나(37세)는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직접 전쟁을 벌이거나 시리아 땅에서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라며 "이 시점에서 어떤 전쟁도 시리아를 지조에서 지워 버릴까 두렵다"고 말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목표물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군대와 헤즈볼라라고 주장하며 시리아 북부에서 수백 번의 공습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아사드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인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와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시리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러시아, 튀르키예 등 다양한 주체들과 외국 및 지역 민병대, 테러단체들까지 시리아 땅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점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오클라호마 대학의 중동 연구 센터 책임자인 조슈아 랜디스는 "끊임없는 전쟁에 지친 시리아인들을 향해 이스라엘은 지난 몇 년간 매주 폭격을 가하고 있다"라며 "시리아 정부는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중립을 유지하기 원하지만, 이란과 헤즈볼라 모두에 의존하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시리아는 미국의 엄격한 대시리아 금수 조치로 인해 대부분 원유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고 헤즈볼라는 시리아가 반정부 세력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정치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의 강력한 지지세력인 이란이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면서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예멘, 가자지구를 포함한 반이스라엘 국가들의 빈곤이 변수라는 분석이다.
국내 상황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에도 몰함팀과 마트 등 시리아 구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기부와 교육 캠페인을 벌이며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시하는 등 본국과 해외에서 시위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자지구와의 연대를 나타내고 있다.
시리아계 캐나다인 분석가 카밀 오트락지는 "시리아가 10년이 넘는 전쟁과 경제제재에 따른 고통에서 쉽게 벗어날 수고 감당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도 안 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싸움에 저항 축 전체가 개입하기를 바라는 요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시리아 전문가 랜디스 역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경고적 의미로 분석하며 지역 분쟁이 중동 전체로 확대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그렇게 큰 타격을 줄 능력이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지만 10만 발 이상의 로켓을 보유한 헤즈볼라는 상황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한 이스라엘 장군은 2006년 전쟁 당시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완전히 중세시대로 회귀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폭격을 통해 초토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랜디스는 "이스라엘은 억지력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억지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