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7일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생산과 수출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며 대외 불확실성이이 상존한다"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KDI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11월호'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2022년 10월과 비교해 5.1% 증가했다. 반도체(-13.6%→-3.1%)의 감소 폭이 크게 줄면서 부진이 완화되는 추세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8.5%→17.3%)이 대폭 늘었고, 대(對)중국 수출은 부진한 모습이나 감소 폭이 줄어든 부분(-17.6%→-9.5%)은 고무적이다. KDI는 "10월 수출의 높은 증가세는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며 "수출 부진 완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9월 전(全)산업생산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2.8% 증가했다. 전달(1.3%)과 비교해서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광공업생산(3.0%)은 IT 수요 회복세로 반도체(8.4%→27.3%)가 대폭 늘었다. 서비스업생산도 여행수요가 확대되며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0.4%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3.2%)은 전달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했고, 제고/출하비율(124.3%→113.9%)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제조업이 점자 회복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외경제 여건이 불확실하다는 부분이, 한국경제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KDI는 "미국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하며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가격의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대외여건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실제 11월 제조업 업황BSI 전망치는 71로, 전달(69)에 이어 여전히 낮은 수준에 있다. 비제조업 업황BSI 전망치는 같은 기간 되려 77에서 69로 뚝 떨어졌다.
9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2% 늘며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했다(99.7→98.1). 소비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설비투자에 대해서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9월 설비투자(-14.6%→-5.7%)는 전달에 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월 건설기성은 전달(10.8%)에 이어 14.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13.6%)와 주택착공(-63.6%)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한 부분은 향후 건설투자의 증가세에 제동을 거는 악재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