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금융위가 관리감독'? vs 정부 "사실과 달라"

정부 "감독권 이관 문제, 앞으로 국회, 관계부처 등 충분한 논의 필요"

국회 행안위, 새마을금고 관리감독 소관부처 이원화 '검토 중'

금융당국, 책임과 권한 일치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 견지

홍성국 의원 "60년 역사 새마을금고, 금융당국 감독 회피는 능사 아닐 것"

정부가 오는 17일 '새마을금고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사고뭉치 새마을금고를 금융위가 감독한다'는 한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 눈길을 끈다.

10일 한 언론은 '사고뭉치 새마을금고 금융위가 감독한다' 제하의 기사에서 "새마을금고의 주요 금융 관련 사업에 대한 감독 권한이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된다. ···행안부와 금융위 간에 이같이 의견절충이 이뤄졌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는 15일 법안소위에서 내용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고 보도하자 정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부인했다.

정부는 관계부처합동 명의로 이날 배포한 보도설명에서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 부인했다.

그러면서 "새마을금고 관련 현재 정부입장은, 감독권 이관보다 새마을금고가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경영혁신이 우선이라는 것"이라며 "감독권 이관 문제는 앞으로 국회, 관계부처 등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최근 각종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새마을금고의 관리감독 주관부서가 행정안전부으로, 금융정책과 감독을 주관하고 있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실질적이 영향권이 아님을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의 금융사업 감독권한이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 부문 건전성 감독기능을 금융위로 넘기는 안이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즉 감독기능 대부분을 금융위에 넘기되, 금융위는 이를 담당할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사업 부문 감독권을 금융위로 이관하면 새마을금고도 '상호금융업감독규정'에 포함되어 금융위의 감독을 받게 되므로 현재 새마을금고의 부실화 원인 중 하나인 감독규정 부재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현재 새마을금고의 신용·공제사업은 행안부장관이 금융위와 협의해 감독할 수 있고, 경제사업은 행안부가 감독 권한을 담당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금융정책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국회 행안위는 새마을금고 관리감독과 관련해 '특별검사'는 금융당국'이, 나머지는 현행대로 행안부가 맡는 방식으로 소관부처를 나누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책임과 권한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새마을금고는 중앙회장의 비위, 지역 단위금고 이사장들의 갑질과 각종 금품 수수 의혹 등이 불거졌고, 연체율마저 높아지면서 대규모 뱅크런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행정안전부가 새마을금고의 최근 5년 불법대출 및 금융사고 현황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금융감독 사각지대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마을금고의 금융감독 권한을 행안부에서 금융당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272건의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된 인원은 총 227명이다. 모두 한도를 위반한 금액을 초과대출한 건으로 초과분의 금액 규모만 1725억6000만원에 이르렀다.

불법대출로 제재를 받은 227명 중 54명은 '이사장'으로 전체의 약 24% 비중을 차지했다. 이하 직급별로는 이사(3명), 전무(39명), 상무(22명), 부장(37명) 등 책임자급에서만 101명이나 됐다. 실무자급은 차장(25명), 과장(18명), 대리(15명), 계장(4명) 등 62명이 포함됐다.

홍 의원실이 제출받은 횡령, 배임, 수재 등 금융사고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 6월까지 약 5년간 총 115명이 90건의 금융사고에 가담해 제재조치를 받았고, 사고금액 규모는 총 640억9500만원에 이르렀다.

가장 빈도가 높았던 사고 유형은 대출금 횡령(16건)이었으며 예탁금 횡령(15건), 시재금 횡령(12건), 예금 횡령(6건), 예산 횡령(6건) 등이 뒤를 이었다. 무담보대출 실행 사기가 6건 발생했고 금품수수 행위는 5건 적발됐다.

권한 없이 채무보증서를 작성해 날인하는 행위나 불법자금을 조성하는 등 소위 '간 큰' 범죄도 발생했다. 이외에도 포상비 및 시간외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하거나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여신수수료나 홍보비를 횡령하는 사례도 있었다.

홍 의원은 "60년간 지역사회 곳곳에서 서민금융을 지탱해온 새마을금고가 앞으로 더욱 사랑받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금융감독이 필수"라며 "자산규모 280조원 수준으로 성장한 만큼 금융당국의 감독을 회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고 관리감독 창구를 금융당국으로 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