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 인력 재배치…자기 혁신 선행 국민 신뢰 회복"
민주 "또 한명의 낙하산 인사, 공영방송 KBS 역사에 오점 남기는 순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 강행 19번째…인사 폭주 언제까지"
◆…박민 신임 KBS 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KBS 사장으로 취임한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재창조 수준의 공영방송 개혁을 예고하며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예고했다.
박민 사장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제26대 사장 취임식에서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 2TV 재허가, 예산 지원 삭감이라는 전례 없는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기 원인은 내부에 있다"며 "KBS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능력과 성과, 효율성이 조직 운영 원칙이 되는 상식적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를 향한 국민 신뢰는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냉정한 자기반성과 현실 인식, 뼈를 깎는 혁신과 희생이 필요하다"며 "공영방송을 개인이나 집단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분은 앞으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힘들지만 의미있는 도전인 만큼 부족하지만 앞장서서 외풍을 막고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며 "직원들이 KBS인 임을 다시 자랑스러워하는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민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 기자로 입사해 사회·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2019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이다. 박 사장의 임기는 김의철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2월 9일까지다.
한편 박 사장의 임명에 반대했던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뉴스 리포트를 '박민 사장 취임사'를 중심으로 제작할 예정이고,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는 이제부터 방송되지 않는다"며 "박 사장 출근 첫날, 편성 규약과 제작 자율성을 한 방에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박민 사장은 이날 2TV '더 라이브',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등 주요 시사프로그램 폐지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12일)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신임 KBS 사장으로 임명하자 "또 한 명의 낙하산 인사가 공영방송 KBS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한 것을 두고 "또 한 명의 낙하산 인사가 공영방송 KBS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순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숙정, 조승래, 고민정, 민형배 의원.[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민형배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박민 KBS 사장 임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즌2가 현실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이 점점 노골화, 구체화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논란과 의혹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은 부실 후보자의 임명을 밀어붙이다니 윤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오직 언론 장악의 일념뿐이냐"며 "'국민의 방송'이어야 할 공영방송을 기어코 '땡윤방송'으로 전락시키며 국민을 대놓고 무시하다니, '국민은 늘 옳다'던 그 말은 어디로 사라졌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이 19번째"라며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이는 윤석열식 인사 폭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