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전거래일과 동일한 1296.9원 마감…美 실물지표 ‘부진’

원·달러 환율이 보합세를 보였다. 미국의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가 부진하게 집계되며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유지됐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과 동일한 1296.9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9원 하락한 1293.0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가 소폭 오르며 1290원대 중반에 거래를 마쳤다.

10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6%, 전년대비 –0.68%를 기록하며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예상치 -0.3%, 전월치 0.1%를 하회했다. 자동차 파업 여파로 설비가동률도 78.9%(예상치 79.4%, 전월치 79.5%)로 하락했다. 반면 컴퓨터 및 전자제품은 전월비 1.4% 증가하는 등 일부 품목들은 생산 회복 시그널이 확인되기도 했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도 23만1000건으로 예상치 22만건, 전주치 21만8000건을 하회해 고용지표도 둔화됐다.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어김없이 상승해 지난 4월 고점이었던 1865만건까지 도달했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중이다.

SK증권 강재현 연구원은 "수요 약화에 대한 전망들이 우세한 가운데 최근 원유 공급은 수요 대비 충분히 여유로운 상황임이 인지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잠깐의 기술적 반등을 뒤로 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2.90달러까지 급락했다"며 "이에 주요국 금리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 금리는 재차 4.44%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OPEC+는 올해 중반만 해도 수요 둔화시 추가 감산도 가능하다는 스탠스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한 어필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유가 하락이 상상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