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MMF 제외 일반공모펀드, 3.6조원 순유출
일임형 랩어카운트 자금 이탈세 지속
은행 예금 쏠림에 특정금전신탁 수탁고 감소
증권사가 위탁매매(BK)와 투자은행(IB)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로 삼은 자산관리(WM) 부문이 펀드와 자산관리, 신탁보수 등 전 영역에서 수익이 감소하며 8% 역성장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4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WM부문 수수료 수익은 7956억원으로 전년 동기(8647억원) 대비 8.0% 감소했다. WM부문 수수료는 집합투자증권(펀드) 취급 수수료, 자산관리 수수료, 신탁보수 수수료의 합으로 산정했다.
펀드 취급 수수료는 지난해(3956억원)보다 9.1% 줄어든 3597억원이었다. 올 들어 일반공모펀드에서 약 3조6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되며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공모펀드는 공모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단기금융펀드(MMF)를 제외한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지난 5년간 자금 유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일반공모펀드에 자금이 유입된 해에 펀드 취급 수수료는 증가하고,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될 경우 펀드 취급 수수료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앞서 지난 2020년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연기·중단 사태가 발생해 전체 펀드 시장이 불황을 겪자 일반공모펀드에서 11조2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해 증권사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은 직전년도 대비 8.3% 감소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유출된 금액(4663억원)에 비해 올해 유출된 자금의 규모가 훨씬 크며 연말까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올해 연간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좌) 일반공모펀드 유출입 동향(단위 : 조원) (우)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단위 : 억원). [출처=금융투자협회]
자산관리 수수료는 전년(2366억원)에 비해 12% 감소한 2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관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일임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며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임형 랩어카운트(Wrap) 총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약 101조2000억원이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일임 계약을 맺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주목받으며 뭉칫돈이 몰려 작년 8월 한때 150조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달에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되자 환매 사태가 발생해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현재까지 이탈세를 지속하고 있다.
◆…(단위: 조원) [출처=금융투자협회]
신탁보수 수수료 수익은 2.1% 줄어든 2275억원이었다. 지난해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예금 쏠림 현상으로 증권사 정기예금형 신탁이 급감하며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증권사에게 신탁재산의 운용방법 등을 지시하고, 증권사는 고객의 운용지시에 따라 신탁재산을 운용한 후 실적을 배당하는 신탁상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2021년 276조6000억원에서 2022년 236조5000억원으로 감소하고, 같은 기간 은행 예금 잔액은 779조원에서 977조원으로 증가했다.
◆…(단위: 조원) [출처=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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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자산관리 '압도적'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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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은 WM부문 수수료로 1739억원을 수취하며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0억원대 수익을 기록하며 선두를 굳혔다. 펀드와 자산관리, 신탁보수 등 전부문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며 자산관리 부문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펀드 627억원 △자산관리 526억원 △신탁보수 586억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974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2위를 지켰다. 신탁보수는 255억원으로 전년(251억원) 수준을 유지했고, 펀드는 지난해 679억원에서 올해 574억원으로 15% 감소했다. 자산관리는 작년(212억원)에 비해 32% 줄어든 144억원이었다.
삼성증권은 839억원을 벌어들이며 3위를 유지했다. 자산관리는 211억원으로 작년(185억원)에 비해 14% 증가했으며, 펀드는 412억원으로 지난해 435억원 대비 5% 감소했다. 신탁보수는 217억원으로 작년 224억원에 비해 3% 줄었다.
NH투자증권은 4.7% 증가한 768억원을 거두며 하나증권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신탁보수는 275억원으로 지난해(231억원)보다 19% 늘어나며 수익 성장을 이끌었다. 자산관리는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줄었고 펀드는 324억원으로 작년(325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증권(662억원), 신한투자증권(465억원), KB증권(379억원), 유안타증권(255억원), 현대차증권(243억원), 한화투자증권(240억원)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강세를 나타내며 10위 안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