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北 합의 파기
북한 주요 시설 정찰 가능...돌발적 충돌 가능성↑
남북, 군사적 우발 사태 관리할 통로 열어둬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2023.11.22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1일 밤 군사용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했다. 정찰위성은 군사 표적 감시나 작전 지도 작성 등에 활용돼 효용성이 매우 크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로 인해 우리 군 당국이 9·19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자 북한은 자신들도 9·19 군사 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며 사실상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9·19 군사합의란 지난 2018년 남북 정상이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갈등을 막기 위해 서명한 포괄적 군사 협정이다. 이번에 효력정지된 1조3항은 군사분계선(MDL) 상공 일대에서 모든 기종을 대상으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가 사실상 유명무실화되면서 한반도 내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대해 "핵무기에 이어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온 북한이 핵미사일의 완성도를 위한 퍼즐을 맞추는 데 있어 정찰위성은 눈 역할을 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정찰위성의 존재는 북한이 타격할 수 있는 한반도, 일본, 괌에 있는 앤더슨기지 등 중요한 전략무기들이 포진돼 있는 곳들을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볼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며 "그동안은 미국에 의해서 북한의 군사 시설들이 다 노출됐는데 이제 북한도 그 능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적대국과 또는 북한이 지금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자기의 눈을 갖고 접근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와 관련해선 "이제 MDL 선상에서 우리와 미국 정찰기가 근접 비행을 하면서 북한의 주요 시설들을 정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MDL 선상에서의 정찰활동에 대해 북한이 9.19 위반이 남측이 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역설적으로 돌발적 충돌의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질수도 있으며 최악의 상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남북 간 돌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대처하기 위해 남북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남북이 우발적,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관리를 해야 되는데 지금 관리를 할 수 있는 실체들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며 "어쨌든 남북이 군사적인 부분에 있어서 상호 간에 여러 우발적, 돌발적 사태를 관리할 수 있는 통로는 열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