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가까이 오시죠" 포즈…정회장 "모셔 영광"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7일 충남 당진에서 열린 현대 일관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의 국내 대기업 현장 방문은 지난 4월27일 LG필립스 LCD 파주공장 준공식 방문 이래 6개월만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포스코(2003년 8월13일), 삼성전자 구미공장(2004년 2월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2004년 8월12일) 방문 등 대.중소기업 현장에 모두 17차례 방문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대 일관제철소가 지역 균형발전과 고용창출에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격려차원에서 방문하신 것"이라고 노 대통령의 현대 제철소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4월28일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두 달 만에 보석 석방된 정몽구(鄭夢九)씨가 회장으로 있으며, 노 대통령은 정 회장이 구속된 이후 이날 처음 만났다. 때문에 노 대통령과 정 회장의 조우 장면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정 회장은 기공식 인사말에서 "다망하신 가운데 대통령을 기공식에 모셔서 무한한 영광이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현대 일관제철소는 서해안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 회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과 정 회장은 기공식 행사장에서도 행사가 진행되는 30여 분간 나란히 앉아서 행사를 지켜봤으며, 기공식의 하이라이트인 발파식 때에도 나란히 서서 축포 버튼을 눌렀다.
정 회장은 노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거의 90도로 몸을 숙이면서 두 손으로 노 대통령의 손을 '꼭' 잡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기공식을 마친 뒤 현대제철 철강연구소 1층 로비에서 제철소 건립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 서 있던 정 회장에게 "이리 가까이 오시죠"라고 말을 건넨 뒤 두 사람이 함께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어 가진 현대제철 철강연구소 식당에서의 오찬에서도 노 대통령과 정 회장은 나란히 앉아 와인 건배를 하는 등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열린우리당의 김근태(金槿泰) 의장과 이용희(李龍熙) 염동연(廉東淵) 한광원(韓光元) 우상호(禹相虎) 이계안(李啓安) 이화영(李華泳) 의원,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권오을(權五乙) 이진구(李珍求) 의원, 국민중심당 김낙성(金洛聖) 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대거 참석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기공식 직후 인근 천안시의 정보통신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2006 지방행정혁신토론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면서도 "세상이 경쟁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회의 통합을 위해 사회가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혁신'과 '균형'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일 바쁜데 왜 자꾸 혁신하라고 하느냐는 불평을 많이 들었다. 주로 중앙정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많았는데,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혁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개가 별개가 아니다"며 "일 바쁜데 혁신하지 말라고 하지 말고, 좋은 설비, 좋은 과정의 설계에서 좋은 제품과 빠른 성과가 나온다. 혁신과 일을 일치시켜 나가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