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대책 마련 시급에도...법 개정, 국회 정무위 계류 중

보험사기의 지능화·대형화 등으로 적발액이 1조원을 넘으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으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4개월째 잠자고 있다.

27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던 현행법을 강화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4개월째 계류 중이다. 해당 개정안은 보험사기를 막는 데 도움을 주고 다수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줄 민생 법안으로 꼽힌다.

이 개정안은 지난 7월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이후 지금까지 정무위 전체회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서 전혀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보험사고 발생 시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로, 선량한 보험계약자들이 피해를 입고 보험의 사회적 기능이 저해된다는 이유로 2016년 제정됐다.

그러나 제정 이후 보험사기 수법이 교묘해지고 피해액이 커지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7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고, 국회에 총 16개의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매년 지적이 나왔다.

그동안 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보험사기에 대한 대응력이 약화됐고 이에 따라 실효성도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818억원, 적발인원은 10만2679명으로 집계됐다. 적발금액은 전년(9434억원) 대비 14.7% 증가했으며, 적발인원 또한 전년(9만7629명) 대비 5.2% 늘었다.

유형별로는 '사고내용 조작'이 6681억원(61.8%)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허위사고' 1914억원(17.7%), '고의사고' 1553억원(14.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내용 조작' 유형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진단서 위변조', '입원수술비 과다청구' 유형은 전년(1835억원) 대비 34.5%나 급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서도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개정돼 보험사기 액수가 10% 감소한다고 가정할 때 약 6000억원 가량의 보험료가 절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보험에서 1793억원이, 실손 외 장기손해보험 1136억원, 개인 실손의료보험 1064억원, 합산 장기손해보험에서 2072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