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자발적' 감산 회의론, 지속적 하방 압력 가해
중국 전망 하향·COP28 최종합의 기대에 수요 우려 촉발
美노동지표 둔화세에 미 달러 가치 2주만 최고 수준
◆…미국 달러 강세와 국제 수요에 대한 우려로 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1%(83센트) 하락한 배럴당 77.20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0%(72센트) 떨어져 배럴당 72.32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7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WTI의 경우 5월 이후 처음으로 4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부터 지속된 OPEC+의 추가 감산에 대한 회의론은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해왔다.아울러 이날 유가 하락은 기존 감산 조치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OPEC+가 2024년 1분기에 원유 감산을 심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것이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램 수석 시장 분석가는 "OPEC+의 합의는 가격을 뒷받침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이후 4일간의 하락세를 감안하면 거래자들은 분명 (OPEC+ 발표에)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OPEC+는 지난주 정책회의를 통해 내년 1월 하루 약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에 합의했다. 다만 이는 대부분 회원국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금융서비스업체 스톤X의 피오나 신코타 분석가는 "이번 합의에서 '자발적 참여'라는 요소로 인해 공급 감소가 실제로 발효될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OPEC+감산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OPEC 회원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만난다.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급 과잉 우려 속에 실물 시장의 프리미엄 약화에 대응하여 지난 1월,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고객에 대한 주력 제품인 아랍 경질 원유 가격을 인하했다.
OPEC 회원국인 리비아의 국영석유공사는 향후 3~5년 안에 석유 생산량을 일일 200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도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주요 국영 은행들은 신용 평가 기관인 무디스가 중국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후 위안화의 과도한 약세를 막기 위해 위안화를 사들였다.
COP28 기후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 정상회담 최종 합의의 일환으로 화석 연료의 공식적인 단계적 폐지를 요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세를 나타내는 지표는 미 달러 가치를 상승시켰다. 이날 노동부가 10월 고용 건수가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한 이후 미 달러는 통화 바스켓 대비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의 원유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어 석유 수요를 감소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