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인도증시에 150억 달러 투자
高 밸류에이션·변동성에 단·중기 투자 우려
◆…인도 봄베이 증권거래소(BSE)에서 주식 시세를 보고 있는 투자자들. 사진=로이터통신
인도 경제가 제조업 호황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이 인도 증시로 유입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달러를 돌파해 세계 증시 규모 4위인 홍콩과 차이를 5000억 달러대로 좁혔다. 우량주 50종목으로 구성된 니프티50은 올해 3월말 이후 20%나 올랐으며 인도의 벤치마크 센섹스 지수는 올해 초 대비 13% 상승했다.
지난 2020년·2021년 풍부한 유동성과 기술주 중심의 주식 상승세와는 달리 이번 랠리는 견고한 기반을 갖추었다고 WSJ은 진단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6.6%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6% 나 올랐다. 최근 미중 갈등으로 중국에 생산 기지를 둔 글로벌 기업들이 탈중국 대체지로 인도를 선택하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도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GDP가 2027년 독일·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을 150억 달러 사들였다. 인도의 개인투자자들과 기관들도 200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WSJ는 인플레이션 하락, 안정적인 정치 환경과 급변하는 기술 등으로 인도가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다각화를 모색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CLSA에 따르면 인도 주식의 외국인 지분율은 17.5%로, 2021년 2월 최고치인 20.6%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신흥국들이 올해 이익이 역성장한 데 반해 인도는 실적 성장성이 뛰어나 외국인 투자 유입의 여지는 여전히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인도 증시가 단기적으로 과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신흥국 투자의 특성상 외부 충격에 취약해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민영 은행기업 코탁 마힌드라 주식 부문 최고투자책임자인 하르샤 우파드야야는 "단·중기 투자자는 다른 신흥국 증시에 비해 인도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상대적으로 비싸 중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하락, 인도 경제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기대감으로 인도의 투자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