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면서 두 시간 가량 부동산가격안정을 위한 대책을 논의한 끝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면서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인하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비록 세부적인 방안은 추후 협의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인식과 앞으로의 정책방향의 큰 틀은 밝혀진 셈.
이번 회의결과 가장 주목할 점은 분양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최근 일부 신도시에서 고속도로와 지하철 등의 기반시설 건설비용을 분양가로 전가하고 쾌적한 환경을 위한 저밀도 개발을 통해 결과적으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으며, 이로 인해 주변의 가격상승 기대심리까지 부추겼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다.
이로 인해 정부는 기반시설 건설비용을 국가가 부담해주고 용적률과 건폐율을 늘린다는 방안을 내놨다. 특히 신도시 기반시설비용에 대해서는 국가가 부담하되 다른 도시와의 형평성과 재정부담 등을 감안해 국가와 입주자가 부담할 부분과 적절한 분담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또한 그동안 투기수요억제를 위해 추진해온 8·31대책 등 강력한 세금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즉 정부가 신도시 분양가격을 낮추기 위해 국고를 좀 풀고 아파트도 좀 더 빽빽하게 짓도록 만드는 한편, 부동산으로 거둔 이익은 세금으로 모두 거둬들이겠다는 것.
그러나 부동산 가격에는 수많은 요인이 작용하게 되는데, 단지 분양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주변 시세가 떨어질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분양아파트 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됐지만 분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시세와 비슷해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았다.
결국 정부는 신도시 입주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국민들이 낸 세금만 낭비하고 부동산 가격은 잡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부동산 관계부처 장관들이 부동산 시장안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내놓은 대책이 고작 분양가를 낮춘다는 것, 그나마도 공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구호성(?) 대책에 그친 것은 긴급회의까지 소집하면서 호들갑을 떤 결과로서는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일단 세금을 통한 수요억제정책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공급을 확대한다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환영할 만 하다. 다만 분양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반나절 사이에 긴급히 만들어진 분양가 논란에 대한 여론 무마용 '미봉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성실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국고를 여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조금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 적어도 정책의 실패에 대해 인정하고 책임지지 않을 바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