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쌍특검 거부, 윤 대통령 스스로 범인 자인한 것"

여야 모두 '반헌법적' 주장

가중된 재의결 정족수,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 이탈표 나오나?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쌍특검 법안에 대해 끝내 거부권을 행사하며, 김건희 여사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규명하라는 압도적 '민심'을 외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과 역사는 이를 '김건희 여사의 안위'만을 위한 대통령 권한의 사적 남용이며 '반헌법적 폭거'로 기억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라고 강조해놓고 자신의 말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직격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껍데기만 앙상하게 남아 있던 '법과 정의', '공정과 상식'은 완전히 사망했다"고 규탄했다.

권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특검법이 총선용 여론조작이라 호도하고, 한덕수 총리는 국민의 참정권 행사를 방해하고 국정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 놓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작년 3월에 발의된 쌍특검 법안을 여태껏 끌다 총선과 국정 혼란을 핑계로 거부하다니 뻔뻔하기 이를 데 없다"며 "억지도 이런 억지는 없다"고 맹폭했다.

그는 "오늘 국무회의의 모습은 마치 12·12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 30경비단에 모인 '하나회'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날 오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신속하게 쌍특검에 대한 거부권을 의결한 모습을 전두환 신군부 하나회와 비교해 비판했다.

이어 "권력을 잡기 위해 휴전선을 비우고 서울로 군대를 진격시킨 '하나회'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지키기 위해 반헌법적 거부권행사를 건의한 지금 국무위원들의 행태가 무엇이 다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죄가 있으니 특검을 거부한다'는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대로 죄 있는 자들이 특검을 거부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가 범인이고 윤석열 정부는 범죄 보호 정권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며 '법과 정의',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쌍특검 거부권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의결에 대해 즉각 재가해 쌍특검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한덕수 총리는 쌍특검이 시행될 경우 선거기간과 겹쳐 있어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정부는 헌법상 가치와 법치주의를 수호할 의무가 있다는 말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무회의 의결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가 후 이관섭 비서실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특검법이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규정하면서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치주의 를 수호할 의무에 따라 국회에 쌍특검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쌍특검은 다시 국회로 넘어와 재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거부권이 행사된 특검법의 재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2 찬성'이라는 가중된 요건이 적용되고,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쌍특검의 국회 재의결 시기를 2월쯤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운영의 물리적인 시간 상 1월 처리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홍 원내대표의 이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공천관리위원회 활동이 시작된 후 공천에서 탈락하는 현역 의원들의 이탈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