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태 "文정권에 납부한 종부세 얼만데…출생지 단서로 사건 진행 느리다고 비난"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 50명 이상인 사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최진녕 "선거 사건, 최대한 빨리해 논란 불식시키고 공직 안전성 확보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택에서 당분간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을 16개월가량 심리하다 최근 사표를 낸 서울중앙지법 강규태 부장판사가 대학 동기 단체 대화방에서 '재판 고의 지연' 등 의혹 해명과 함께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판사의 대학 동기인 최진녕 변호사는 9일 유튜브 채널 '이봉규 TV'에 출연해 강 판사와 서강대 법학과 동기 약 40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올린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강 판사는 대화방에서 "주요 일간지에 난대로 2월 19일 자로 명예퇴직을 한다. 일반적인 판사들의 퇴직 시점을 조금 넘겼지만, 변호사로 사무실을 차려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고 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상경한 지 30년이 넘었고 지난 정권에 납부한 종부세가 얼만데 결론을 단정 짓고 출생지라는 하나의 단서로 사건 진행을 억지로 느리게 한다고 비난을 하니 참 답답합니다"라고 했다. 강 판사의 고향은 전남 해남이다.
그러면서 "내가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이 50명 이상인 사건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참 원. 하여간 이제는 자유를 얻었으니 자주 연락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들,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강 판사의 항변은 친구로서 그 고민을 이해할 수는 있다"면서도 "재판장으로서 선거 사건은 최대한 빨리해서 논란을 불식시키고 공직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빨리 끝내지 않다 보니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노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강 부장판사는 2022년 9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재판장을 맡아 심리를 진행해 오다가 내달 법관 정기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낸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해당 재판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재직 때는 잘 몰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강 판사의 사표 제출로 이 대표의 선거법 사건 선고가 더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