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 파키스탄, 이란에 보복 공습…美 "확전 원치 않아" 자제 촉구

파키스탄, 이란 공격 이틀만에 보복 공습…"최소 9명 사망"

'핵보유국' 파키스탄까지 개입…중동 정세 불안정성 커져

美 "무장된 두 국가 확전 원치 않아…파키스탄 정부와 접촉 중"

실제 전면전 치달은 가능성↓…NYT "과시성 공격"

이란이 파키스탄을 공격한 지 이틀 만에 파키스탄이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확전을 원치 않는다며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이날 이란 내 분리주의 무장세력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란 언론은 이날 여러 발의 미사일이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스틴-발루치스탄 지역의 한 마을에 떨어져 어린이 4명을 포함한 최소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파키스탄 영토 내 다른 무장단체의 기지를 공격했다고 발표한 지 이틀만의 보복공격이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 테러리스트 거점을 겨냥해 고도로 조직적이고 표적화된 정밀 타격을 실시했다"며 "대규모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에 근거해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16일 파키스탄에 있는 이란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단체 '자이시 알아들(JAA)'의 거점 발루치스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파키스탄 당국은 "이유 없는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로이터는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분쟁이 발발된 이후 중동의 광범위한 불안정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공식 핵보유국인 파키스탄까지 개입하면서 사태가 핵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들은 잘 무장된 두 국가이고 우리는 다시 한번 확전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매우 매우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파키스탄 정부와도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1947년 독립을 선언한 수니파 파키스탄을 처음으로 인정한 이래 양측은 원만한 관계를 이어왔으나 2019년 JAA가 시스탄-발루치스탄주에서 벌인 자살폭탄 테러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대원 2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다만 양측이 상황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등 실제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란 외무부는 '테러 기지'가 건설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파키스탄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8월 이후 과도정부가 집권 중이며 내달 총선을 앞둔 파키스탄도 전쟁을 벌이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NYT는 IRGC 관계자를 인용, 이란의 무력행사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온 파키스탄과의 긴장 고조가 아닌 대규모 폭탄 테러에 동요한 국내 보수파와 외국 군사 동맹을 안심시키고 미국과 이스라엘에 경고를 보내는 '과시성'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국내 출장길 전 기자들에게 "당신이 보다시피 이란은 이 지역에서 특별히 호감이 가는 국가는 아니다"라며 "상황이 어디로 가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