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8일 출자총액제한제도 개편과 관련, 대기업집단에서 출자집중도가 높은 중핵기업의 출자를 제한하는 제도와 환상형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 부처간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로 강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핵기업 출자규제 방안을 묻는 질문에 "자산 6조원 이상 그룹 소속의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면 30개가 적용 대상인데 기준을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 소속의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중핵기업 출총제 적용 대상은 20개 내외로 대폭 줄어든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권 위장장은 강연에서 "현재 14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340여개 기업이 출총제를 적용받고 있는데 대규모기업집단 계열사 중 일정규모 이상 기업만 출자제한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 경우 출자규제 대상 기업 수가 20∼30개로 대폭 완화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또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는 상호출자금지의 변형인 만큼 상호출자금지 제한 기준인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의 경우 장래 형성하는 것을 규제하는 데에는 커다란 이견이 없지만 기존에 형성돼 있는 순환출자의 처리에 대해선 합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환상형 순환출자규제와 중핵기업 출총제 적용을 기존 출총제의 개편안으로마련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권 위원장은 관계부처 협의와 관련 "다른 부처들이 조건없는 출총제 폐지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기본틀에 대한 인식은 같은데 구체적인 세부틀에서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환상형 순환출자를 풀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줬으면 하고 요청했는데 재경부는 나름의 입장이 있다"고 소개했다.
권 위원장은 "기업 등에서 출총제를 조건없이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만일 그렇게 했을 경우 우리 경제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방향과 부합할지 도저히 자신할 수 없다"고 말해 조건없는 출총제 폐지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