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필체 해독 등 다양한 영역 활용
위조 등 악용 우려에 방지 도구 개발 필요
◆…원본(가장 왼쪽)을 모방한 MBZUAI 연구팀의 필기체(왼쪽에서 2번째)와 다른 손글씨 생성 모델의 필체. 사진=MBZUAI 제공
얼굴과 음성을 복제하는 데 이어 인간의 필체를 정교하게 모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개발돼 조만간 상업용으로 출시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매체에 따르면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인공지능대학(MBZUAI) 연구팀이 몇 단락의 원본 글만 가지고도 사람의 필체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방할 수 있는 AI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문장 속 단어와 같은 순차 데이터 내의 관계를 추적해 문맥과 의미를 학습하도록 설계된 신경망의 일종인 '비전 트랜스포머'를 사용했다. 트랜스포머는 구글이 자연어처리를 위해 2017년 발표한 모델로 현재 AI 분야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언어모델이다.
연구팀은 100명을 상대로 AI 기술로 구현한 필체와 다른 손글씨 생성 기술로 만든 모방 필기체 2가지를 비교한 결과, 연구 참가자 81%가 연구팀의 결과가 더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원본 필체와 생성 필체를 거의 구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저자 파하드 칸은 "누군가의 필체를 모방하려면 필자가 글자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했는지, 단어의 띄어쓰기를 어떻게 했는지 문장 전체를 봐야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았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오 무하마드 안워 MBZUAI 컴퓨터 비전학 조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판독이 어려운 의사의 필체를 해독하거나 개인 맞춤형 광고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기술은 대량의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 다른 AI 모델의 필체 처리 방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위조와 오용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위조 방지 도구를 개발하고 신중하게 배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연구팀은 최근 상업적 출시를 위해 기업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