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선박의 약 10%가 유휴 상태
지연 상쇄에 선박 당 1~2척 추가 투입
◆…덴마크의 대형 컨테이너선사 머스크가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사진=로이터통신
예멘 반군 후티의 선박 공격으로 인한 홍해 물류 차질이 코로나 팬데믹 초기 당시 경제 봉쇄로 겪었던 물류대란보다 공급망 위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CNBC는 해운조사기관 씨인텔리전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홍해 사태로 선박들이 남아프리카의 희망봉 주변으로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선박 용량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희망봉 우회로 인한 운항 거리 확대가 선박의 실질 공급 감소로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팬데믹 당시의 물류 대란보다 큰 것으로 추산했다.
운송 모니터링 플랫폼 포트워치에 의하면 지난 14일 기준 일주일 동안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상선은 하루 평균 49척으로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70척)보다 30% 줄어든 수치다.
이번 홍해 사태로 이미 테슬라, 볼보, 미쉐린 등이 여러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멈췄고, 이케아와 넥스트, 크록스 등은 생산 지연을 경고한 상태다.
앨런 머피 씨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년 사이 선박 용량 감소 사례 중 홍해 리스크는 2021년 3월 에버기븐호의 좌초 이후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선박의 약 10%가 유휴 상태로 물류 대란을 해소하려면 유휴 선박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머피 CEO는 "희망봉 우회로 늘어난 운송 시간 지연을 상쇄하려면 선박 당 1~2척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류신발협회(AAFA)의 스티브 라마 CEO는 선원의 안전과 화물의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해 리스크가 전 세계 해상 무역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운송 대안을 찾고 있음에도 전 세계 물류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석유기업인 BP에 이어 이번 주에는 석유기업인 셸도 홍해 항로를 포기하고 운송 항로를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바꿨다. 물류회사 쿼네앤드나겔에 따르면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 운하로 향하던 컨테이너선 90%는 후티 반군의 공격 이후 항로를 변경했다.
클락슨 증권의 벤딕 폴든 니팅네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운송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조선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통항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해상운송 운임이 치솟고 있다"며 "중동 걸프만에서 출발하는 선박 운임의 경우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