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쟁력 강화 위한 6대 세제개혁과제 발표
기업의 납세편의 제고를 위해 국세와 지방세 납부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법인세율을 내리고 R&D지원세제를 강화해 투자확대 및 기업경쟁력 강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세개혁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업투자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와 같은 직접적 지원과 자본소득 중복과세 최소화 및 R&D지원세제 강화와 같은 간접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상의는 이와 관련해 ▲국세·지방세 납부 일원화 ▲법인세율 인하 ▲자본소득 중복과세 최소화 ▲연결납세제도 개선 ▲결손금 공제제도 확대 ▲R&D지원세제 강화 등 6개 세제개혁과제를 제시했다.
■ "국세·지방세 납부 일원화 필요"=상의는 "조세선진국인 프랑스는 국세와 지방세의 부과 및 징수를 일원화해 납세자의 편의를 도모하면서 세무행정의 효율성을 기하고 있다"며 "기업 납세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국세-지방세 납부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목에 따라 관할 세무서와 구청에 세금을 각각 납부하고 있으며, 세금부과가 잘못돼 환급받을 경우에도 각각의 관할 관청에 서류를 제출하고 있어 기업의 불편사항이 많다는 것이 상의의 설명.
특히 법인세할 주민세의 경우 본사에서 일괄 신고·납부하지 않고 전국의 사업장별로 나눠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상의는 이와 관련해 "기업들이 전국의 사업장별로 기준에 따라 종업원 수와 연면적을 일일이 확인해 그 비율대로 배분해야 하는 엄청난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국세와 지방세 납부를 일원화를 세제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 "경쟁국보다 높은 법인세율, 점진적 인하해야"=상의는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경쟁국가보다 높고 선진국도 인하하고 있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점진적인 법인세율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고 법인세율 25%는 홍콩(17.5%), 싱가포르(20%) 등 아시아 경쟁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미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과 OECD 평균(28.4%)보다 낮지만 선진국에서는 최근 지속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라며 "지난 1985년 미국과 프랑스의 법인세율은 각각 51%, 50%였으나 2006년 현재 35%, 33.5%로 대폭 인하됐다"고 강조했다.
상의 관계자는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 왕성한 경제활동 및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며 "특히 세후소득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투자수익률을 제고함으로써 기업의 투자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 "배당소득 등 자본소득 중복과세 최소화해야"=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동일한 자본소득에 대해 중복과세하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법인세를 부과한 이후 남은 이익에 기초해 이뤄지는 배당에 대해 주주는 다시 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은 중복과세라는 지적이다.
상의는 이와 관련해 "현행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제도를 통해 법인인 주주가 받은 배당금의 일부를 과세대상에서 공제받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분율 50%를 기준으로 30%, 50%를 공제해주는 반면 영국과 독일은 배당소득 전액을 공제하고 미국과 일본은 70~100%까지 공제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연결납세제 적용 기준 지분율 낮춰달라"=상의는 연결납세제도를 적용하는 기준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결납세제도란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분을 일정비율 이상 보유할 경우 두 기업을 하나의 기업처럼 과세하는 제도.
가령 母기업이 50억의 이익을 내고 지분율 80%인 子회사가 30억원의 손실을 냈다면 모기업은 50억의 이익에서 자회사의 손실 24억(30억의 80%)를 제외한 26억만 과세대상이 돼 납세부담이 줄어들게 되는 것.
상의는 "우리나라는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을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50억의 이익 전부에 대해 납세부담을 지게 된다"며 "독일은 50%, 영국과 미국은 각각 75%와 80%의 지분만 가지고 있어도 연결납세제도를 적용하고 있다"며 지분율 인하를 주장했다.
■ 결손금 공제 확대, R&D 세제지원 강화=상의는 기업가 정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결손금 공제제도를 확대하는 한편 R&D비용의 세제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결손금 이월공제기한은 5년이지만 미국은 20년, 독일과 영국은 무제한 공제가 가능하다.
또한 결손을 예정 이익과 상계해 법인세를 환급해주는 소급공제의 경우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에만 1년을 적용하는 반면, 프랑스와 영국은 기업의 제한없이 3년, 미국은 2년을 허용해주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상의는 "R&D비용 세액공제는 고정비율(R&D비용의 5%)공제가 폐지되고 세액공제율도 R&D 평균이상 증가액의 50%에서 40%로 축소돼 투자의욕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에는 R&D비용 전액을 과세대상에서 공제하고 있다"며 R&D세제지원 강화를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