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양극화된 정치' 종식 위해, 대통령 역할 중요"
"부산 피습 사건, '개인'에 의한 일이라고 생각 안해"
선거제 개편 "신중하게 의견 수렴 중"
"역대 선거 공천 과정 비교해도 갈등, 균열 크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운동권 청산'이 시대정신이라고 하면서 민주당 의원들 지역구에 '자객 공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언제나 그래야 하는 것처럼 남의 눈에 티보다는 자기 눈에 들보를 먼저 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에게 친윤(親윤석열)계 검사 공천 및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부터 들여다보라며 맞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위원장은 '86운동권 청산'을 내걸어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 지역구에 나서는 국민의힘 출마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9일 그는 "임종석과 윤희숙,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은가"라며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을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대항마로 부각한 바 있다.
31일 한 위원장은 운동권 출신 86세대 정치인이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국민과 민생은 도외시하고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았다"며 "과거 운동권이었다는 것을 특권처럼 여기면서, 정치의 퇴행을 이끌고 있는 세력들이 이제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양극화된 정치'를 끝내기 위한 복안에 대한 질문에 "각자가 이익을 추구하고 또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에 갈등은 필연적"이라며 "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전제는 상대의 의견도 옳을 수 있다, '내 의견은 맞고, 상대의 의견은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 역대 대통령 누구도 개인적으로 감정이 없었겠나. 권력을 상대를 죽이는데 사용하게 되니까, 국민들도 그에 맞춰서 좀 더 격렬하게 분열하고 갈등하고 적대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지난 2일 자신이 부산에서 당한 피습에 대해 언급하며 "저는 이번 암살 시도, 정치 테러가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테러는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나 또는 특정 집단들의 일종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이어 "그분이 저와 무슨 사적 감정이 있다고, 백주 대낮에 1년 동안 칼을 갈아서 단검을 만든 다음, 연습까지 해가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정확하게 목을 겨눠서 칼을 찌르겠나. 저한테 원한이 있어서 한 것이라면 다르겠지만 본 적도 없는, 어떤 인연도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걸 바꿔야 한다"며 "바꾸는 첫 출발점은 통합의 책임을 가진 권력자가 통합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자신의 욕망과 권력을 절제하고 주어진 권한을 모두를 위해서 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이라고 윤 대통령을 향한 듯 강조했다.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당의 결정 시점에 대해선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이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 대화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천 과정에 당 분열 양상이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질문에 "역대 어떤 선거 공천 과정에 비교해 보더라도 오히려 갈등 정도나 균열 정도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불합리한 갈등이냐 불가피한 갈등이냐 이 차이는 있을 것인데 국민들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춰서 공관위가 당의 당헌·당규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따라서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요구에 대해선 "선거는 당연히 단합을 이룬 기초 위에 또 광범위한 통합과 연대를 통해 국민들께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야 된다"며 "정당이란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의 생각이 다름을 전제하기 때문에 당연히 선대위는 통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폭주를 막는 선거"라며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게 매우 어려운 선거라고 본다. 목표는 제1당이 되는 것이고, 최대로 목표치를 올린다면 151석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정말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성이 남아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천이든 선거든 거기에 맞춰서 낮은 자세로 절박한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