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전세계 안보질서, 기술지형·산업구조 등 빠르게 변해"
"30년만의 변곡점서 준비 안 돼 있는데…너무 공부 안 돼 있다"
"이재명 '출생기본소득', 대학등록금 등 지원책, '개인 브랜드' 위해 막 써먹어"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중구·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이 586 운동권 세대에 대해 "반시장·반기업 얘기를 너무 쉽게 한다"며 "시대를 너무 못 따라가고 너무 화석화된 자기들만의 교리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1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분들이 정치를 하시는 분들치고 너무 공부가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며칠 전 임종석 후보하고도 설전이 있었지만, 그 밑바닥에는 자기들끼리 너무 편안하다, 그래서 별로 긴장감이 없이 여태껏 이십몇 년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을까"라며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개혁하려면 사람들한테 신뢰를 받아야 된다. 근데 운동권 정치하는 분들은 본인들 말들이 다 만델라인데, 하는 행동은 조국 사태 때 덮어주고 밀어주고 했던 모습을 보면 도덕성 부분 테스트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 세계가 안보질서도 변하고, 통상질서도 다 무너지고 있고, 기술지형·산업구조 다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할 때 적응하면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거고, 적응을 못하면 뒤로 쭉 떨어지게 된다. 우리는 과거에 이걸 두 번 잘했다. 60년대에 한 번, 90년대 IT중심으로 세계가 완전히 재편될 때 아주 잘 타고 들어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가 만나는 세 번째 변곡점"이라며 "지금 30년 만에 만난 이 변곡점에서 우리가 준비가 돼 있냐, 너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번 총선의 예비 경쟁자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작년 경제성장률이 1.4%로 주저앉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IMF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다.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소매판매가 줄었다"고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비판하자 윤 전 의원은 "기본 지식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윤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작년 1인당 국민소득 숫자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며 "3분기까지의 결과만 봐도 1인당 국민소득은 증가했고, 4분기 추정치를 더하면 더 증가했을 것이다. 사실이 아닌 것"이라며 "2021년에서 2022년 1인당 국민소득은 원화 기준으로 증가했고, 달러 기준으로는 감소했다. 달러 기준 소득이 줄어든 것은 환율변화 때문이라는 뜻이다. 달러 강세가 윤석열 정부 탓이냐"라고 반박했다.
반대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에 경도돼 퇴행적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홍범도 흉상은 저도 반대했지만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 안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 같은 경우에 잔소리할 부분은 많이 있지만, 큰 방향에서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고 평했다.
일각에서 실리 외교를 등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순서가 있지 않나. 반기문 사무총장도 지난 정부 때 한미동맹은 정말 최저, 거의 서로의 신뢰가 바닥이 났었다(고 했다)"며 "한미 동맹을 복구하고, 그 다음 안보협력도 강화했고, 그 다음에는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외교 공간을 열어가야 되는 그 순서가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큰 방향에서는 동의한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86운동권 심판론'에 대해 민주당이 '검사 독재 타파론'으로 맞선 데 대해 "정치적인 프레임"이라며 "검찰의 정치중립성은 하루이틀 만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민주당도 지금 검사들을 인재 영입하고 있다. 우리 정치에서 해결해야 될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굳이 이게 맞다 틀리다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당신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하고 싶겠지, 이런 느낌 정도"라고 했다.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법원이 손준성 검사에 유죄 선고를 한 것을 두고 "손준성 개인이 유죄판결을 받은 것과 전체적인 검찰 독재하고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으며 "검찰개혁이라는 검찰의 중립성 부분은 과거도 그렇고 앞으로도 중요한 화두다. 그 판결은 '검찰 앞으로 잘해라' 이런 뜻이지 않나. 우리 사회의 어떤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확실하게 하는 그 정도의 의미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생기본소득'과 대학등록금 등 교육비 보편지원책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정치적인 공약"이라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당대표 개인의 기본 브랜드를 위해서 막 가볍게 써먹어도 되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그렇게 하는 나라가 어딨나. 부모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기본 소득이라고 돈을 다 뿌리겠다? 그건 진짜 약간 코믹"이라며 또 "그것보다 더 문제가 대학등록금이다. 무상대학 교육 이러면 싼 게 비지떡이다. 그렇게 되면 대학교육은 비지떡 교육밖에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지금 유럽식의 평등 무상 교육이 첨단기술의 시대에서는 미국과 같이 전 세계 엘리트를 끌어모으는 엘리트 대학과 혁신 기업이라는 구조에 비해서 '경쟁력이 없다'라는 문제의식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미국하고 유럽하고 너무 차이가 나니까"라며 "우리도 교육을 생각할 때 첨단산업 구조에서 우리가 앞서가는 나라가 될 거냐, 아니면 겨우겨우 따라가는 유럽식의 쇠퇴로 갈 거냐 고민이 필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는 철학의 문제이고,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있어야 된다"며 "근데 그분이 이런 중요한 국가적인 문제를 이런 식으로 써먹는 걸 얘기할 때, 다른 운동권 정치인들은 도대체 뭐 하고 있었나, 정말 사당화된 당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