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에 73조원 지원 확정…헝가리, 경제 보복 가능성에 급선회

만장일치로 통과…2027년까지 매년 18조600억원 지급

헝가리, EU 경제 제재 논의에 선회…표결 불참

마크롱 “러, 우크라 지지에 대한 피로감 기대할 수 없을 것”

미, 우크라 지원 불확실한 가운데 이뤄져…“미 지원도 기대”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향후 4년간 500억유로(약 72조2436억원)를 추가 원조하는 지원 패키지에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EU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 예산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메시지는 분명하다"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지지에 대한 유럽인들의 피로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원안은 지난해 여름 EU에서 결의됐으나 그간 친러 성향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반대 입장을 내세우며 통과되지 못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등을 두고 EU 지도자들과 부딪혀 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가 입장을 급선회하며 지원안이 타결됐다. EU 정상들은 오르반 총리의 뜻을 돌리기 위해 헝가리 경제에 타격을 줄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지원안이 확정된 후 페이스북을 통해 헝가리의 동결된 EU 기금이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외교관은 로이터에 "헝가리 경제가 압박받고 있다는 것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오르반은 자신에게 EU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500억 유로는 2027년까지 한 해 평균 125억유로(약 18조600억원)로 나뉘어 지급될 예정이다. EU는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총 180억유로(약 26조77억원)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3월 중에 EU로부터 45억유로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경제 및 금융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소식으로 우크라이나 달러 채권은 상승했다. 우크라이나는 세수 부족으로 매달 50억달러(약 6조6700억원) 가량의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EU의 이번 지원안 통과는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의견이 대립하며 향후 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는 미국에 대한 좋은 신호이기도 하다"며 "미 대통령은 좋은 친구이자 의회의 요구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좋은 동맹자"라고 말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 장관은 "미국이 EU의 사례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