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상수지, 반도체 수출 중심으로 개선흐름 이어질 것”

“상품수지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300억달러 흑자 전망치 상회”

“중국 수출 감소, 미국·베트남 수출 증가 추세…최대 수출국 지위 변화 예상”

“中, 개인관광 늘고 해외 소비 줄여…단체관광, 많은 소비 패턴 지나가"

한국은행은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고 가격도 회복되는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경상수지 개선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의하면 12월 경상수지는 7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동월 23억1000만달러 흑자 대비 51억달러 증가했다. 8개월 연속 흑자다.

상품수지는 8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동월 4억6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전월 68억8000만달러 흑자 대비 흑자폭이 확대됐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지난해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 소득수지가 부진했지만 상품수지가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한은 전망치 300억달러를 상회하는 35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 11월 조사국 전망 발표 이후 11월과 12월 중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회복되는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대중 무역수지도 적자를 보이다가 적자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에너지 가격도 지정학적 리스크, 동절기 수요 등으로 불안했으나 전망 이후 에너지 수입가격이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상품수지에서 조사국 전망을 상당히 웃돌면서 연간 전망치를 상회하게 되었다"며 "또한 확정 작업을 하면서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경상수지가 상향 수정된 부분도 일부 영향을 줬다"고 부연했다.

그는 "조사국에서는 2024년에 490억달러 흑자, 2025년 590억달러 흑자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되는 것으로 봤다"면서 "반도체 라인 경기 회복세, 상품수지 호조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최근 중국이 최대 수출국이었다가 미중무역 갈등. 공급망 재편 등 영향에 일시적으로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 됐다. 반도체 수출 등이 회복되면서 중국이 다시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며 "추세적으로 보면 대중국 수출 비중은 줄어들고 있고 미국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을 해서 중국 현지 자회사들이 해외로 수출하는 경로였는데 베트남으로 해외 생산기지가 이동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대중국 수출은 감소세를, 대베트남 수출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서 미국에 해외 직접투자를 하고 있어 미국 수출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세적으로 보면 중국 수출 비중은 줄고 미국, 베트남 비중은 커지고 있어 최대 수출국 지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신 국장은 "서비스수지는 연간으로 보면 2019년 이후 최대 적자 규모다. 적자 규모가 커진 것은 코로나가 앤더믹으로 전환되면서 해외 출국자 수가 증가한 영향"이라면서 "해상 화물 운임 단가가 떨어지며 운송수지가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선 이유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해외 관광 패턴은 개인관광이 늘고 해외에서 소비도 많이 안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라며 "예전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들어와 국내에서 많이 소비하는 패턴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