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최대 칩 제조업체 SMIC가 지난 몇 달 동안 5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첨단 칩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반도체 부문을 자급자족하려는 중국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여전히 몇 가지 주요 과제가 남아 있으며 최신 개발된 칩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강력한 제재를 받는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SMIC가 생산하는 5G 연결이 가능한 7nm 칩을 탑재한 메이트60을 출시한 바 있다. 7nm가 비록 최신 최첨단 공정 제품은 아니지만, 반도체 세계에서 고도로 발전된 공정으로 평가받는 것도 사실이다.
당시 각종 언론은 이를 두고 마치 큰 난리나 난 것처럼 소란을 피우며 난리를 피웠다. 그런데 지난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SMIC가 화웨이용 5nm 공정 칩 생산을 위해 새로운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소동을 일으켰던 7nm보다 훨씬 앞선 공정으로 SMIC의 첨단 공정 개발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최고급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S 시리즈는 3nm 이하 공정을 적용하고 있어 다소 앞선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제재는 기술경쟁에서 미국을 따라가려는 중국을 주저앉히기 위해 2020년 블랙리스트에 등재함으로써 SMIC는 첨단 칩을 제조할 수 있는 주요 외국 기술과 장비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는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적용되었다. 그중 핵심은 지난해 네덜란드의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ASML에 수출제한을 공식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소위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뿐만 아니라 한 세대 이상 뒤진 장비 수출까지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전문가들은 EUV 장비가 없으면 SMIC가 7nm 이하 칩 제조에 어려움을 겪거나 제조에 엄청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지난해 7nm 칩을 탑재한 화웨이 메이트60이 출시되었을 때 전문가들은 구식 장비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주 FT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 SMIC가 ASML의 기존 재고 장비를 활용해 5nm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SMIC는 현재 기존 리소그래피 장비를 활용하고 화웨이 등 외부 전문 기업의 지식과 자국의 장비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5nm 수율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컨설팅사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Albright Stonebridge) 파트너인 폴 트리올로는 CNBC에 "현재 SMIC는 주로 화웨이를 비롯한 소수 고객사를 대상으로 7nm 및 5nm 공정의 성능과 수율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문제점으로 구식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고객에게 실제 판매할 수 있는 숫자를 의미하는 생산 수율이 낮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