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000건 방심위 차단 요청 및 56건 수사의뢰
AI·IPO 신종투자 사기 기승, 가짜앱·증권사 사칭
거래소·예탁원 문서 위조해 보도자료로 활용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A씨는 80대 피해자에게 상장 예정인 비상장주식이 있다며 乙사 주식 1주를 무료로 준 뒤 한국거래소의 상장청구심사승인서(위조)를 보여주며 상장이 확정되었다고 속였다. 이후 대기업 丙사를 사칭한 B씨는 피해자에게 전화해 丙사가 해당 주식을 매집중이라며 더 비싼 가격에 살테니 최대한 많이 사서 자신에게 팔라고 권유했다. 피해자는 乙사 주식을 1000만원어치 매입했으나 B씨는 1억원 이상만 매입한다며 추가매입을 요구했고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B씨는 잠적했다.
#. C씨는 작년 11월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전략을 광고하는 글을 보고 링크된 텔레그램 단체채팅방에 접속했다. 채팅방에는 금융 관련 고위공무원으로 사칭한 D씨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개발해 80% 이상 수익을 얻는 AI 프로그램에 대해 홍보했다. '바람잡이'들도 수익을 인증하자 C씨는 이를 믿고 투자했다. 이후 D씨는 프로그램 오류로 전액 손실이 났다며 추가 입금을 유도해 C씨는 결국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 IPO 청약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가 관심을 모으자 이를 악용한 사기가 무더기로 적발돼 당국이 수사를 의뢰했다.
금융감독원은 고수익을 미끼로 자금을 편취하는 불법 금융투자 사이트 및 게시글 약 1000건을 적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했으며 피해사례 중 혐의가 구체적인 56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고 18일 밝혔다.
금감원이 지난해 수사의뢰한 불법 금융투자업자 유형을 분석한 결과, 가짜 투자앱 등을 통한 투자중개 유형(26건·46.4%)이 가장 많았다. 이어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넘기는 투자매매 유형(21건·37.5%), 미등록·미신고 투자자문 유형(8건·14.3%) 순이었다.
◆…AI 자동매매를 빙자한 사기 피해사례.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투자 대상으로는 선물거래(22건, 39%)나 비상장주식(20건, 35%) 등 일반인이 투자 정보를 알기 어렵거나 단기간 가격 변동성이 큰 고위험 투자 상품을 미끼로 한 사기가 많았다.
구체적인 피해사례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챗GPT 등 생성형 AI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가짜 투자 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위조·도용한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의 문서를 보도자료로 활용해 특정 비상장주식의 상장이 임박한 것처럼 꾸며 고가에 매각하는 경우가 해당됐다.
그밖에 가짜 투자 앱 설치를 통한 불법 투자중개, IPO를 미끼로 비상장주식을 불법 투자매매, 성과 과장 등을 통한 불법 투자자문 등의 투자사기 행각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제도권 금융사 사칭 범죄가 잇따르고 있으니 타인 명의 계좌는 이용하지 말고 금융사 임직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상장을 미끼로 한 비상장주식 투자는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선물거래를 위한 대여계좌 이용은 불법이니 단호히 거절할 것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