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및 나발니 죽음에 대한 책임 물을 것"
23일(현지시간) '대(對)러시아 중대 제재 패키지' 발표
◆…백악관이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디의 옥중 사망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한 "중대한(major) 제재 패키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사진 로이터>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세계에 어떤 말을 하든지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번 주 금요일(23일)에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 저지른 행동에 대해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중대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재 패키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앞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경제 수입원과 함께 국방, 산업 기지 등 다양한 품목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한 고위 관리를 인용, 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을 맞아 이미 제재 패키지가 계획돼 있는 상황이며 미국이 나발니의 사망에 대응해 이를 재고하고 보완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로이터에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이번 주 유럽을 순방하며 제재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도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19일(현지시간) 취재진에 "이미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지만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또한 나발니의 죽음을 푸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對)러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전날 성명을 통해 "EU는 협력자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러시아 지도부와 당국을 향한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제재를 포함해 그들의 행동에 추가적 비용을 부과하기 위한 노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나발니는 47세의 나이로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사인을 조사 중이라며 사망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등 반정부 운동가로 활동한 나발니는 2020년 독일로 향하던 기내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했으며 당시 나발니를 치료한 의료진과 독일 측은 그가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초크'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나발니는 "조국으로 돌아가겠다"며 러시아로 귀환한 뒤 체포됐으며 사기와 법원 모독죄로 수감됐다.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에 따르면 그는 1,120일을 감옥에서 보냈으며 이 중 300일 이상을 독방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