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상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9월 18일 구속된 송파세무서 세무공무원에 대한 공판에서 기업체 증인들은 "세무조사금액을 줄여달라는 뜻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혐의 송파세무서 세무공무원에 대한 형사1단독 재판(임복규 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A정보기술 업체의 경영지원부 안 某부장은 "2005년 4월부터 6월경까지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회사사정이 어려워 세금을 줄일 방법이 필요했다"며 송파세무서 김 某세무공무원을 만나 "세무조사 금액을 줄여달라며 500만원을 전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2005년 자료상혐의를 받았던 정보기술 업체들의 세무조사 당시 이들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당시 송파세무서 조사과 세무공무원 5명의 뇌물 공여 여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증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들 5명의 세무공무원들은 지난해 세무조사 당시 500만원에서 2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각각 뇌물로 전달받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A정보기술 업체의 경영지원부 안 某부장은 송파세무서 조사과 김 某 조사관에게 돈을 전달하기 위해 퇴근시간에 맞춰 송파세무서 앞에 차를 대기시키고 집근처까지 배웅해주는 과정에서 쇼핑백에 현금 500만원을 넣어 전달했다고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안씨가 최초 검찰신문시 돈을 서류봉투에 넣었다고 했다가 이후에 쇼핑백으로 진술을 번복했다며 뇌물 전달 진위에 의문을 던졌다.
이에 안씨는 "검찰조서 작성 당시 돈의 전달 사실에 신경을 썼을 뿐 쇼핑백과 서류봉투의 차이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500만원의 출처와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지만 안씨는 "회사의 현금시재를 전달했으며 회사직원들의 복리후생비용으로 회계처리 했다"고 설명했다.
뇌물을 전달한 또 다른 업체 某테크의 이사였던 진 某씨도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A업체의 조사가 잘 마무리 됐다는 의미에서 박 某세무공무원에게 700만원을 신문지에 싸서 전달했다"고 밝혔다.
진씨는 또 다른 세무공무원인 김 某씨에게도 송파세무서 앞에서 500만원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김씨에게 돈을 건내면서는 "수정신고한 내역에 대해 조사를 확대하지 말아달라는 뜻에서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진씨는 또 구속된 김 某 세무공무원에게는 "돈을 전달 한 후 감사의 표시로 동양화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들 중 일부에 의해 검찰이 신문할 때 "강압이 있었다"며 "혐의사실을 시인하지 않으면 긴급구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이에 검사는 박 某 피고인의 동생이 현직검사임을 강조하며 "수사 담당 검사도 (신문할 때)상당히 조심스러웠다고 들었다"며 강압에 대한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따라 뇌물을 줬다는 증인들의 주장과 강압에 의한 진술이라는 변호인들의 진위공방이 앞으로의 재판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