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시장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 괴리감 있어"
차량 가격·충전소 부족 등 문제 EV전환 발목 잡아
"충전기 급증, 가격하락 등으로 판매 회복될 것"
◆…미 텍사스의 테슬라 충전소 <사진 로이터>
치열해지는 경쟁 가운데 전기자동차(EV) 수요가 감소하며 올해 EV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미래가 마냥 어두운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미국 EV 시장이 붕괴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평가"라며 콕스오토모티브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EV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매체는 여전히 시장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 괴리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EV의 비싼 가격과 충전소 부족 등 현실적 문제가 EV 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는 2023년 EV가 170만대 판매될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 판매된 차량의 수는 146만대에 불과했다.
또한 올해 초 전기차 산업의 대표주자인 테슬라는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과 함께 "2024년 판매 성장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포드, 폴스타 등은 EV 생산량과 인력 등을 줄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보도를 통해 올해 EV 시장이 험난한 시작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암울한 현실의 원인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차량 가격, 충전소 부족, 혼란스러운 세금 공제 규정 등을 꼽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 EV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가격이 높다. JD파워의 타이슨 조미니는 기아 EV9과 캐딜락 리릭을 언급하면서 "이제 5~6만 달러 사이에서 기아와 캐딜락을 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마하E SUV의 가격을 인하한 것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며 "우리는 고객이 EV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급할 의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충전소 또한 부족한 상황이다. 미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는 2030년까지 미국에 EV 급속 충전기가 18만2000개가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급속 충전소 수는 4만개 미만이며 그중 25%가 캘리포니아주에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방 자금과 자체 자금을 통한 충전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BMW, GM, 혼다, 현대, 기아,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는 합작 회사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약 3만개의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콕스오토모티브의 발데즈 스트리티 연구개발 책임자는 "향후 몇 년 안에 충전기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EV에 대한 신뢰성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D파워는 올해 미국 내 내 전기차 점유율이 소매 자동차 시장의 평균 12.4%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 업계 경영진도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고 선택지가 늘어나 판매 성장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낙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