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韓 기업 밸류업 PG, 日보다 인센티브 많아…자발적 참여 기대"

日과 달리 패널티 부과 않기로...김소영 "日 실제 시행한 기업 20% 내외"

"日보다 더 많은 기업 동참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더 많이 줄 것"

'코리아 밸류업 지수' 3분기 중 개발…연내 ETF도 출시한다는 계획

"한번에 주가 4~5000까지 오르는 걸 바라는 게 아냐"...중장기적 관점 강조

코리아 디스카운드(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26일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일본의 부양책보다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제로 시행한 기업은 20% 내외밖에 없다"며 "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 기업이 동참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많이 주고 지원체계도 더 강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율적 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참여하길 원하지만 여력이 안 되는 어려운 기업은 (당장은)안 해도 된다"며 "기업가치 제고 기업이 많아지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따라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는 주되, 패널티는 부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당근과 채찍' 중 이번엔 '당근'쪽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에 발표한)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제일 큰 특징 중 하나가 인센티브는 많이 있는데 페널티가 없다는 점"이라며 "기업의 가치 제고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1년 정도 됐는데도 실제로 참여하는 기업은 20% 정도 밖에 없다"며 "인센티브를 많이 주고 지원체계를 점점 더 강하게 만들어서 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센티브가 좀 적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실제 일본보다는 훨씬 더 많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줬다"고 말해 '인센티브 내용이 기대만큼 유인 효과가 적은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불식했다.

이 같은 당국 입장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기업가치가 많이 오른 기업들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다른 기업들도 따라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인데, 시장에서는 강제성이 결여된 정책이 성공으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상장사는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 및 이행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면 세제지원과 표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는다. 우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지원안이 올해 중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세제지원과 별개로 매년 5월마다 기업 밸류업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시상식도 열린다. 표창을 받은 기업들은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5종의 세정지원을 받고, 향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시에도 우대받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한 기업은 공시 우수법인 선정 등에서 가점이 부여된다.

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전담부서(1부 2팀)를 신설해 인센티브 및 지원 사업 운영 등을 총괄한다. 지원 사업은 시장 대표기업 등 타겟 기업을 대상으로 초기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그밖에 기업가치 제고계획 모니터링 및 정기 평가·분석 업무, 자문단 지원도 맡는다.

한편 금융위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3분기 중 개발하고 연내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해 '패시브 자금 유입'과 '투자자 활용' 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이익비율(PER)·자기자본이익율(ROE)·배당성향·배당수익률·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프로그램에는 세제지원 방향성만 발표되고 구체적인 세제지원 방안은 공개되진 않았다. 향후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자,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구체화하고 순차적으로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정확히 몇 종목으로 구성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기업가치 성장이 상당히 예상되는 기업을 포함시키는 등 여러 가지 방안들을 향후 평가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이번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단기간 주가 부양을 기대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급격한 정책 추진으로 인해 발생할 지도 모르는 리스크에 대한 안전핀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중장기적인 성과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해 김 부위원장은 "주가가 한 번에 4000~5000까지 오르는 걸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증시가 다른 선진국 시장처럼 매년 올라 10~20년 후에는 몇 배 성장돼 있는 시장으로 가는 게 정부 계획"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