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간첩죄 범위, '적국(북한)'에 대한 유출로 한정"
"'적국'→'외국' 변경하면 해결...총선 승리 후, 우선 처리해야 할 법"
더불어민주연합 창당 "민주, 통진당 계열과 대놓고 연합"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현재 형법상 간첩 관련한 범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재 북한에만 한정돼 적용되는 간첩죄 대상을 '외국'이라고 바꿔 다른 모든 나라로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가기밀을 유출하는 간첩죄의 범위가 '적국(북한)'에 대한 유출로 한정돼 있다. 이것은 1983년 이래 유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건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다. 다른 나라도 다 간첩죄를 강력하게 처벌한다. 사실 간첩죄를 처벌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미국, 중국, 프랑스, 그런 나라들의 특징은 간첩 행위의 대상을 적국이라는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고 외국이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경우에는 적국인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중국이나 미국 등 나라들에다가 불법적으로 국가기밀 누설한 것을 간첩죄로 처벌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많이 제기돼 왔고, 2004년경부터 (형법) 개정안들이 발의돼왔다. 적국이라는 말을 외국이라고 바꾸면 해결될 문제"라며 "오늘 국민의힘이 입당으로 모시기로 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제기하고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고 했다.
김 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2022년 9월 "국제정세 다변화에 따라 적국 개념이 모호해지고, 국가기밀의 해외 유출 방지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간첩죄의 적용 범위에 '외국'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 위원장은 "작년 개정안 통과를 위해서 우리 당이 굉장히 노력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이 법이 애석하게도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어떤 간첩 행위를 했다면 당연히 중국이든 미국이든 그게 처벌된다. 그런데 역으로 반대의 경우에는 우리는 처벌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건 불공정하다. 우리의 어떤 중요 자산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필요한 법이고, 우리가 이번에 4월 총선에서 승리해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창당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이 통진당 계열과 대놓고 연합하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위헌정당이었던 이석기 대표의 통진당 후신, 진보당 대표이신 윤희숙 대표께서 수권정당이 되겠다 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자기 안위를 위해서 전통의 민주당을 숙주로 내주기로 결정한 이상 그 말은 더 이상 허세나 레토릭이 아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2020년에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은 여러 가지 이상한 공천들을 했고, 그 결과 지난 국회에서 굉장히 희극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공천하지 못했을 김의겸, 최강욱 같은 분들을 공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물며 그때조차도 (민주당은) 지지층과 국민이 두려워 통진당 계열 분들과 연합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대놓고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걸로 인해 나올 수 있는 정말 심각한 국민과 국가의 피해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 우리"라며 "국민이 저희에게 기대해 주는 건 우리가 잘하고 예뻐서가 아니고, 우리가 유일하게 저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많이 부족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낮은 자세로 앞만 보고 끝까지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