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성별 임금격차 OECD 꼴찌..."포용적 조직문화 필요"

PwC '여성 고용환경 지수' 보고서
한국, 5년 연속 32위 기록...임금격차 심각한 수준
"여성 고용환경 지수와 출산율 간 상관관계 있어"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하는 등 여성 고용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직면한 한국이 여성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 생산가능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PwC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OECD 33개국의 여성 고용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한 '여성 고용환경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여성 고용환경 지수는 PwC가 2011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로, 직장 내 성평등과 관련된 5개 지표(▲성별 임금 격차 ▲여성 노동 참여율 ▲남녀 노동 참여율 격차 ▲여성 실업률 ▲여성 정규직 고용률)를 바탕으로 OECD 국가의 변화 추이를 측정한다. 올해 보고서는 2022년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조사대상 국가는 OECD 38개국 가운데 콜롬비아·코스타리카·라트비아·리투아니아·터키를 제외한 33개국이다.

지난 10년간 5개 지표의 평균 점수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고, 2022년 평균 점수는 68점으로 전년(66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여성 노동 참여율 향상(2021년 70.8%→2022년 72.1%)과 여성 실업률 하락(2021년 6.4%→2022년 5.3%)에 힘입은 결과다.

반면, 성별 임금 격차는 5개 지표 가운데 개선이 가장 더디게 이뤄졌다. 2011년과 2022년 사이 OECD 전체 평균 성별 임금 격차는 3%포인트 줄었으나, 2022년에는 13.5%로 오히려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었다.

이는 여성의 경제 활동은 늘어났지만,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에서 밀려 노동시장의 수익률 측면에서 여전히 남성보다 여성이 취약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현재 추세라면 OECD 국가 전체에서 평균 성별 임금의 격차를 줄이는 데 반세기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33개국 가운데 꼴찌를 차지하며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1.2%로, 남성 직장인의 평균 임금이 100만원이라면 여성은 66만8000원에 불과하다. 이는 5개 지표를 모두 합산한 결과 꼴찌를 차지한 멕시코의 성별 임금 격차(16.7%)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윤훈수 삼일 PwC 대표이사는 "한국의 여성 고용환경 지수와 출산율 모두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라는 점은 두 지표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 인구 감소에 대해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여가 주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은 여성의 발전과 승진을 독려하는 포용적 조직문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성 고용환경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아이슬란드·슬로베니아 등의 순이었다. 여성 고용환경 지수가 가장 낮은 국가는 멕시코였으며, 한국은 그 뒤를 이어 5년 연속 3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