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말은커녕 혁신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롱"
"비명척결 대상일 뿐…민주당에서 저의 역할은 다한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11일 탈당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광진갑 지역구 의원으로 22대 총선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친이낙연계 3선 전혜숙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에는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철학과 가치, 동지애가 안 보인다"며 "특정인의 방탄과 특정세력의 호위만 남아있다.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해가는 곳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지 않겠다"며 탈당 이유를 밝혔다.
전 의원은 "중도층에 있는 국민들은 누구에게 진정성이 있는가를 본다. 지도자의 자기혁신이 공천 혁명보다 더 국민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며 "이재명 대표는 계양을 출마와 법원 출두로 바쁜데도 총선지휘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작했다. 중도층 국민들 보기에 누가 더 혁신적으로 보이겠는가"라며 "이재명 대표도 현역 의원이다. 그 논리라면 계양을도 신진에게 양보해야 현역 물갈이 공천혁신하는 것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자기혁신으로 무엇을 버렸는가"라며 "민주당 공천혁신을 자랑하는데, 이 대표는 총선 결과에 책임질 자세는 되어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공천관리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 일을 했고 숱하게 공천 과정을 겪었다"면서 "하지만 경선 후보를 가르는 과정에서 투표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반영하려는 의심이 드는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이렇게 많이 진행된 것도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저를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이 경선에서 패했다. 낙선자 그 누구도 당에 대한 원망이 없었고, 민주당에 남아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의견을 낸 분도 있다"며 "그런데 이런 의원들을 향해 이재명 대표는 위로의 말은커녕 혁신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롱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동지들의 상처에 이재명 대표는 소금을 뿌렸다"며 "척결 대상을 처리한 칼자루 쥔 자의 포효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또 이 대표를 향해 "함께 투쟁하는 동지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비명(비이재명) 척결 대상일 뿐이었다. 민주당에서 저의 역할은 다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자회견 이후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합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조용히 지내고 싶다. 지금 마음이 너무 힘들어 견디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비명(비이재명)계인 전 의원은 지난 6일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친명(친이재명)계인 이정헌 전 JTBC 앵커에 밀려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에 따라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로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은 전 의원을 포함해 총 7명(김영주·이수진·박영순·이상헌·설훈·홍영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