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대중 비방 내용 유포해 여론조작
중국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강경한 대응
정보 유포 세력 추적으로 자원 낭비 목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시작하기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6.29 사진=로이터통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3년째인 2019년 소셜미디어(SNS)에 중국 정부의 비방내용을 유포해 반중여론을 조성하는 데 미 중앙정보국(CIA)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14일(현지시간) 3명의 전직 관리들을 인용해 CIA가 2019년 대중국 비밀 정보 공작 활동을 하기 위해 소수 인원의 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태평양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는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가짜 인터넷 계정을 만든 뒤 중국 내 SNS를 통해 중국 공산당 당원 일부가 부정한 돈을 해외에 숨겨두고 있다거나 '일대일로' 사업이 방만한 지출과 부정부패가 얽혀 있다는 내용들을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일로'는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를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하는 교통망 구축 프로젝트다.
또한 중국 지도자들의 의심을 부추켜 인터넷에 비방 정보를 유포한 세력을 추적하는 데 중국 정부의 자원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했다. 전직 관리 중 한 명은 "그들이 유령을 쫓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직 관리들은 구체적인 세부 내용에 대해선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적어도 비방 내용이 사실에 근거한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임 정부와는 달리 더욱 강경한 대응을 추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보기관을 파헤친 언론인 팀 와이너는 당시 상황에 대해 "냉전이 다시 돌아왔다"고 말할 정도였다.
로이터는 CIA의 비밀 공작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졌는지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보 분석가들은 백악관이 승인한 CIA의 공작 활동은 보통 후임 행정부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전했다.
전직 관리들은 CIA 비밀 공작을 주도한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부보좌관까지 지낸 매튜 포팅거를 지목했다. 포팅거는 로이터에 "정보 활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국제 여론을 조작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폴 히어 전 CIA 동아시아 담당 선임분석가는 중국에 대한 비밀 공작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곳곳에서 미국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하고 평화 공존의 원칙을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토머스 리드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CIA의 비밀 공작이 반체제 인사, 중국에 비판적인 야당 인사나 언론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