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660조는 약정 없는 근로계약 해당
전공의, 1년 단위로 재계약하며 계약 갱신
대법원 "근로기준법 16조 근거해 계약 해지"
조규홍 장관, 의사 비하하는 '의새' 단어 사용
◆…자료사진=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민법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면 한 달 후 효력을 발휘한다는 정부 주장과 관련해 "사실을 왜곡하고 판례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법 적용을 자의적으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후 한 달이 지나면 효력이 발휘한다는 주장은 민법 제660조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이는 약정이 없는 근로계약의 경우에 해당하는 조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 위원장은 "전공의들은 다년 약정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해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며 "상당수의 병원들은 1년 단위로 재계약하며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치 모든 전공의들이 다년 계약을 하는 것처럼 발언한 차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언급하며 "근로기준법 16조는 '근로계약은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것과 일정한 사업의 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 외에는 그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돼있고, 이에 따라 1년을 초과하는 근로계약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근로기준법 16조를 근거로 근로자는 1년이 경과한 후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다년 계약을 맺은 전공의라 하더라도 근무한지 1년이 지나면 사직서 제출을 통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마치 자신이 대법관이라도 된 것 마냥 마음대로 법을 해석해서 적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는 사법부의 권위와 삼권분립의 원칙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대본 회의에서 조규홍 장관은 '의대 교수'를 '의새 교수'로 발음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며 "정황상 그런 발음이 나오기 힘든 단어였음에도 지난 번 박민수 차관과 함께 '의새'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왔다는 것은 평소에 의사를 비하하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사 비하 발언을 한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의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국무총리가 복지부 장차관의 해임을 대통령께 건의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달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라고 잘못 발음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박 차관은 누적된 피로로 인한 단순 실수였다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의사들은 이를 풍자하기 위해 '의사'와 '새'를 합성한 의새 이미지를 SNS에 올리는 이른바 '의새 챌린지'에 나섰다.
한편,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이날 봉직의 회원 3090명을 대상으로 의대정원 문제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원 90%는 전공의를 비롯한 의협 회원들이 실제 사법적인 조치를 당한다면 사직서 제출 등 자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