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26일 서울대 의대서 의료계 만나 대화 물꼬 튼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개혁을 주제로 한 테이블에 앉아 머리를 맞댄다.

국무총리실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대회의실에서 의료계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의료개혁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총리실은 "참석자와 구체적 안건은 조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하고 의료계와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한 총리에게 주문한 데 이어 25일 한 총리와 주례회동에서도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먼저 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게 26일에 내리기로 했던 면허정지 처분을 잠정 보류하고, 의료계와 대화의 끈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대화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을 비롯해 관련 단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료계 대화 협의체가 가동되면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백지화, 의대 증원에 따른 의료계 지원책 등의 현안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그동안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를 중심으로 의대 증원에 관한 강경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다가 24일 윤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유연한 처리'를 언급하자 협상 모드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26일 만남을 시작으로 의료계와 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료계 대화의 전망은 밝지 않다. 정부가 2000명 증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2000명 증원은 배정이 끝난 것이어서 뒤집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25일 현재 전국 대부분의 의대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대 교수들은 '2000명 증원'을 백지화해야 정부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25일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및 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입학정원 2000명 증원은 현재 의대 여건상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숫자가 조정된다면 증원 자체는 수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김 회장은 "교육 여건과 의사 수 추계가 증명되는 상황에서 숫자를 발표하는 게 합당한 절차이기에 증원에 대한 백지화를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백지화가 '0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과학적 사실과 정확한 추계, 현재 교육 여건 등에 기초한 결과가 나오면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