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시장 장악한 SK하이닉스, 美인디애나에 칩패키징 공장 건설 계획"

WSJ 보도 “조만간 투자 계획 결정…2028년 가동 목표”

“韓보다 비용 30~35% 더 들어…美지원으로 상쇄 기대”

“美최초 HBM 패키징 공장…공급망에 중요한 돌파구 될 것”

SK하이닉스가 40억달러(약 5조3720억원)을 투입해 미국 인디애나주 서부 라파예트에 첨단 칩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고대역폭 메모리(HBM·High Banwidth Memory)'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 같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미국의 입지를 회복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장은 미국 반도체 및 마이크로 전자공학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퍼듀대학이 있는 인디애나주 서부 라파예트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건설에는 인디애나주와 연방 정부의 세제 혜택 및 기타 형태의 지원이 제공될 것으로 보이며 약 800~1,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조만간 안건에 대한 표결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공장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대변인은 WSJ에 "미국 내 첨단 패키징 투자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진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GPU와 통합하는 HBM을 만들기 위한 칩패키징 공장을 인디애나주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FT는 이와 관련해 "미국 내 더 발전된 첨단 칩 생산을 통해 대만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WSJ 또한 "한국, 대만에 집중돼 있는 반도체 제조 공급망의 일부를 확보하는 것은 미국에 있어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AI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세미애널리시스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약 73%를, 한국의 삼성전자는 약 22%, 아이다호에 본사를 둔 마이크론은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HBM은 다른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대역폭이 높은 반도체 칩으로 CPU나 GPU 같은 처리 장치와 연결, 빠른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주로 OpenAI의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에 사용된다.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공장은 미국 내 대규모 HBM 패키징을 위한 최초의 시설이 될 것"이라며 "업계 최고의 HBM 공급업체로부터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컨설팅기업 IBS는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칩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한국에 비해 30~35% 비용이 더 들 것으로 추산하면서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이러한 비용 중 일부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