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도층 거부감 느낄 수밖에…본인 생각과 반대 결과 예측"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7일 충주 무학시장을 방문,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7일 4.10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본분을 잃어버린 일꾼은 해고해야 마땅하다'며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는 데 대해 "조국혁신당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비례를 잠식해서 그 조급함이 드러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위원장은 "본인이 과격한 언어를 쓰니까 본인의 본질과 본색이 드러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중도층은 당연히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을 고리로 중국에 굴종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여당의 비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우리가 스탠스를 잘 잡았다. 사실 국익이 최우선 아닌가. 그런 입장에서 하는 것은 맞는데, 너무 또 한쪽으로 편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현재 우리가 반도체로 먹고 살고 있는데 사실 우리 기술이 아니고 미국 특허와 일본과 네덜란드에 있는 장비를 가지고 우리가 만들어서 파는 것이다. 이런 기술생태계에서 어느 정도 서방세계만이 우리가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중국에도 물건을 팔아야 되니까 그 균형점을 잘 잡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그렇게 가볍게 농담으로 하는 것은 국가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 춘천시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며 "이번 총선은 국민이 주권자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1일 전북 군산시 구시청광장에서는 "농사지으라고 일 맡겨놨더니 도둑질이나 하고 오히려 주인을 능멸하고 심지어 탄압까지 하면 이건 종이 아니라 침략자 아니냐"라며 "본분을 잃어버린 일꾼은 해고해야 마땅하다. 국민을 대리하라 자격이 없으니 집에 가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또 24일 수서역 거리 인사에서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 같다"고도 말했고, 25일 경남 김해 율하카페거리에서는 "나라가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지는 걸 본 일이 있느냐. 차라리 (윤 대통령이) 없으면 낫지 않았겠느냐"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을 '본진'이라 표현하며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내세우고 있지만, 민주당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몰빵론'으로 조국혁신당의 선전을 견제하고 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은 조국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4일 경기 남양주병과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각 500명(광산을), 503명(남양주병)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조사한 결과, 조국혁신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광주 광산을에서 조국혁신당 38%, 더불어민주연합 26%, 새로운미래 6%, 개혁신당 5%, 국민의미래·녹색정의당 3%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 남양주병에서는 조국혁신당 27%, 국민의미래 26%, 더불어민주연합 18%, 새로운미래 4%,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 2%로 나타났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들이 '간접적으로 탄핵을 얘기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25일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가끔 그런 표현을 쓰긴 하지만 이 자체가 탄핵으로 연결된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7일 KBS라디오에서 "탄핵을 명시적으로 얘기한 것은 조국 대표도 아니고 이재명 대표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예컨대 필요하면 할 수 있다 혹은 그런 뉘앙스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좀 있는 것 같다. 명시적이지 않기 때문에 공방할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며 "각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은 아우성일 정도로 정권 심판론이 드센데 이것을 식지 않게, 더 타오르게 하기 위한 소재로 그런 뉘앙스로 발언들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위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최대 ±4.4%포인트다. 지역구별 응답률은 경기 남양주병 15.7%, 광주 광산을 15.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