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민심에 떠밀린 '울며 겨자 먹기식 사의'일 뿐"
"이종섭 대사, '빨리 소환하라' 헐리우드 액션 말고 공수처에 쓰던 휴대폰 내놓아라"
與 "민심에 순응하며 민심 따르고 변화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사의를 밝힌 데 대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중앙선대위 상황실장은 2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피의자 이종섭을 호주로 도피시키고 외교 망신까지 초래한 이 모든 사태의 장본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윤 대통령의 즉각적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김 실장은 "총선 민심에 떠밀린 '울며 겨자 먹기식 사의'일 뿐"이라며 "어차피 이럴걸 왜 임명해서 국가를 망신시켰냐. 권력으로 국민을 이기고 속이는 것이 영영 가능할 줄 믿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진실규명이 진심이면 사건 연루자인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고 채 상병, 이종섭 양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대사를 향해 "'빨리 소환하라'는 헐리우드 액션 말고 공수처에 제출 안 한, 쓰던 휴대폰부터 내놓고 공수처 조사에 협조하기 바란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해서는 "당장 이종섭 대사를 출금조치하고, 쓰던 휴대폰을 확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강민석 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사는 윤 대통령이 해임시켰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며 "이 대사 측이 사의 표명과 함께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국민을 더욱 분노케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가 진정 책임을 지는 길은 채 상병 사망사건 축소 외압의혹의 몸통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미래 이동영 선임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사가 서울에 남아 절차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이 무슨 억울한 수사를 받고 있냐"며 "강력 대응이 아니라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혐의에 대해 고인과 유가족, 국민에게 사과 먼저 해야하는 것 아니냐. 대단히 뻔뻔하다.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안타깝다. 국민 뜻에 따라 사의를 수용하겠다'라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말라"며 "왜 이 전 장관을 임명하고, 국민도 모르게 호주로 보냈는지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종섭 대사는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에 주호주 대사에 임명됐고, 공수처가 지난해 12월 그를 출국금지 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 대사는 주호주 대사로 임명된 지 25일 만이자, 지난 21일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차 다시 귀국한 지 8일 만인 이날 오전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사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 "공수처가 아직도 수사 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며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사가 자진 사퇴한 데 대해 "민심에 순응하며 민심을 따르고 변화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이것이 공세와 공작에 혈안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가장 선명한 차이"라며 "언론플레이와 정치공작에도 국민의힘은 '민심'을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