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호주대사 사퇴에 한숨 돌린 국민의힘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수사 회피 의혹으로 '도피 출국' '런종섭' 등의 논란을 빚은 이종섭 주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이 대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자, 국민의힘 측 총선 출마자들은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수정 "안타깝지만 총선 전 부담 완화"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시정 후보는 지난 29일 오후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사퇴 관련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부담이 되면 책임이 있든 없든 공적 위치에서 사퇴하는 게 옳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며 "그런데 오늘 사퇴하셨더라"고 운을 뗐다.

앞서 이 대사는 이날 오전 법률 대리인인 김재훈 변호사를 통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대사직 사의를 표명했음을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이 대사의 면직안을 재가했음을,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공지를 통해 전했다.

이수정 후보는 "(이 대사의 사퇴는) 어떻게 보면 좀 안타까운 일이긴 하다"면서 "일단 (총선 전) 부담을 좀 많이 완화해 주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이 대사 사퇴로 선거 전 악재가 하나 사라졌다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하자, 이 후보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사이버 공간 속에서 전쟁 벌이듯이 (선거를) 치르고 있고 또 다른 희생양을 끌어올 가능성이 높아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단정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답변했다.

박용찬 "복잡다단"…정광재 "높게 평가"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후보도 29일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이종섭 호주대사 사퇴 과정에 대해 "정부가 자연스럽게 일처리 못한 부분도 있고 야당도 지나친 정치공세를 한 측면이 있다. 또 공수처도 일처리를 매끄럽지 못하게 했다"며 "여러 가지 복잡다단한 사안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종섭 대사가 본인이 정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퇴한 것으로 본다"며 "어찌 됐든 이 대사가 이번 선거를 원만히 치를 수 있도록 결단을 내린 게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뉴스레터 K'에 출연해 이 대사의 사퇴 관련 "우리 당에서 (총선)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자진사퇴 이야기를 한 명 두 명 꺼내기 시작했다"며 "국정 운영을 같이 책임지는 여당이 선거를 코앞에 둔 만큼 나 또한 자진사퇴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해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대사가 최선의 방안을 선택한 것"이라며 "(여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니 대통령실에 직·간접적 의견을 전달한 거고 결국 자진사퇴가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할 만한 일이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강민석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이종섭 호주대사 사의 표명에 대해 "이종섭 대사는 사의 표명을 통한 사퇴 수순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시켰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