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상 최악 홍수"로 비상사태 선포…댐 붕괴해 주택 6천여채 침수

유럽에서 세 번째로 긴 우랄강이 댐을 뚫고 터져 러시아 남부 도시에서 역대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최소 6천채의 주택이 침수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랄산맥에서 발원해 카스피해로 흘러가는 우랄강이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800km 떨어진 오르스크 시의 댐 제방을 뚫고 터지면서 러시아 오렌부르크주 오르스크를 중심으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현지 관리들은 오르스크 댐이 수위 5.5m로 건설됐지만, 우랄강의 수위가 9.6m까지 차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구 23만명의 오르스크시가 침수되면서 4천명 이상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러시아 당국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사람들이 목까지 차오른 물속을 헤쳐가거나 보트와 카누를 타고 좌초된 개들을 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세르게이 살민 오렌부르크 시장은 "물이 차오르고 있으며 앞으로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쿠렌코프 비상사태부 장관은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구 31만명의 인근 쿠르간시 당국 또한 홍수 피해를 경고하며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데니스 파슬러 오렌부르크 지역 주지사는 이번 홍수가 "기록이 시작된 이래 이 지역을 강타한 최악의 홍수"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해당 지역 주지사들과 전화 통화를 나눴으며 다른 우랄 지역에서도 홍수 발생 대비를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러시아국영 통신사 타스는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성인 6명과 어린이 3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홍수가 피해가 20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지역 당국이 현지 홍수 피해 규모를 약 201억루블(약 2,94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르스크 지역 정유공장은 이날 작업을 중단했다. 오르스크 정유공장은 지난해에만 450만 톤의 석유를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