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교 의대 수업이 재개되는 가운데 지난 15일 서울 소재 한 대학교 의과대학 열람실이 텅 비어 있다. 지난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6개 대학 의대가 지난주 수업을 재개한 16개 대학 의대에 이어 이날 개강했다. 이로써 전국 의대 가운데 80%인 32곳이 수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수업을 시작한 대학들은 대면, 실시간 온라인 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혼합해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의대증원 정책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측에서는 '2천명 증원'이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며 의료계와의 전면 재논의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16일 오전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2천명 증원'과 관련 "현재 정부가 밝힌 '숫자 2천'의 근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근거를 만들기 위해 여러 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기구·위원회 등에서 논의를 통해 숫자가 도출이 된다면 그것을 가지고 (의대증원을) 진행하자는 것"이라며 "의협이 증원 규모를 0명으로 주장한다든지 하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논의 등을 통해 도출된 숫자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가 동의 과정 같은 게 필요하겠지만, 증원 규모에는 과학적 검토가 충분해야 할 것"이라며 "2천이라는 숫자를 없애주시고 서로 새롭게 논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기에 (의대 증원규모 관련) 미리 예단하는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계속해서 사직 전공의들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소한 데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사직 전공의 1천360명은 전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어제 고소한 전공의들은 전체 전공의의 뜻이 아니라 일부의 뜻으로 보고 있다. 또 '경질이 되지 않으면 복귀 안 하겠다'도 전체의 뜻은 아니라고 안다"며 "다만 박 차관이 의사·의대생들에게 상처 줬던 것으로 인해 의사 학생들이 격앙돼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 차관은 지난 2월 브리핑 중 '의사'를 '의새'로 발음하는 등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면서 "앞서 의료계에서도 '앞으로 브리핑을 박 차관이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그건 굉장히 순화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무원으로서 하지 않아야 할 발언을 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정부가 2025년 대학별 의대 정원을 확정해 발표했는데 정부·의료계 간 대화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자, 김 위원장은 "아직 확정 발표가 되지 않은 만큼 충분히 수정 가능한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백지화 이후 논의가 진행돼야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상당수 의대들은 수업을 재개했다는 이야기가 언급된다'는 질의에, 김 위원장은 "일부 화상강의 등의 배치는 가능하지만 본과 3·4학년들이 병원에서 직접 참여해야 하는 실습은 배치가 불가능하다"며 "5월이 되면 우리로서는 뒤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답답한 심정"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제17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의대증원 정책과 관련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개혁은 멈출 수 없다.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은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며 "이를 위해 국회와 더 협력해야 한다. 민생과 직결된 예산과 법안은 더 설명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