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 로이터>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의 '2023 국가별 인권보고서' 브리핑에서 "우리에게 이중 잣대가 있는가? 대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우리는 인권 문제에 있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해당 국가가 적대국인지, 경쟁국인지, 우방국인지, 동맹인지는 법 적용에 있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혐의나 국제인도법 위반, 권리 남용 여부에 관해 부서 내에 제기된 사건을 조사하는 프로세스가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런 절차를 실시간으로 진행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개전 이후 현재까지 3만4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면서 이스라엘의 군사 행위에 대한 감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들 중 다수는 민간인과 어린이였다. 가자지구는 황무지로 전락했고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기근에 대한 두려움이 촉발됐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 군대나 유대인 정착민들이 최소 46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행위에 대해선 강력하고 신속하게 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며 '이중 잣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국제위기그룹(ICS)의 미국 프로그램 수석 고문인 브라이언 피누케인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해 "파트너와 적대국이 이 문제에 대해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고 말하는 것은 솔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에는 잔혹 범죄에 대해 준법적이고 공개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정책적 요구가 있으며, 이스라엘과 같은 파트너들에는 불편한 법적 결론에 도달하지 않도록 하는 정반대의 정책적 요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군사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가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이 이스라엘의 인권 상황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살해, 강제 실종, 고문, 언론인에 대한 부당한 체포 등 수많은 사건에 대한 혐의를 인용했다.
해당 보고서는 또한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당국은 인권 유린 혐의로 기소된 관리들을 식별하고 처벌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눈에 띄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