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능력 관리, 심사기준 확대 등 보완해야
미국은 운전능력 평가, 일본 반납 혜택 다양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7일 오후 8시 33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국도에서 70대 남성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2대를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다른 차량 운전자 1명도 경상으로 병원에 옮겨졌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경기 성남시에서 90대 고령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행인들을 덮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25일에도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의 한 카페로 돌진해 모두 7명이 다쳤다.
75세 이상 운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333만 7165명이었던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지난해 474만 7426명으로 4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75세 이상은 같은 기간 79만 4285명에서 100만 906명으로 26% 늘었다.
문제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중도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젊은 운전자에 비해 공간인지능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돌발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렵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건수는 △2020년 20만9654건 △2021년 20만3130건 △2022년 19만6836건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반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 △ 2021년 3만1841건 △2022년 3만4652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면허를 자진 반납한 고령 운전자에게 교통비 지원, 지역화폐 제공 등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참여율이 저조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 운전을 제한하기보다 인지 능력 관리, 심사 기준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은 고령 운전을 규제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미국·독일 등에선 주기적으로 운전 능력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운행 거리·시간·속도 등을 제한한 조건부 면허를 발급한다. 1998년부터 운전면허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에선 사고 방지 기능을 갖춘 '서포카S'를 도입하고 정기예금 추가 금리, 택시요금 할인, 물리치료 서비스 할인 등 각종 우대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