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급속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 관련 담당 인력을 대부분 해고하고 충전소 확장 속도도 늦추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최근 슈퍼차저 책임자인 레베카 티누치와 그의 밑에서 일해온 약 500명의 팀 인력 대부분을 해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지난해 3월 테슬라가 텍사스 본사에서 개최한 '투자자의 날' 행사에 16명의 임원진을 대동했다"면서 "머스크의 돌발 발언으로 '오너 리스크'가 심하다는 투자자들의 우려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당시 임원 중 최소 5명이 해고됐다고 분석했다.
IT 매체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고위 관리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두 명의 고위 임원을 포함해 수백 명의 직원을 추가로 해고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직원 수와 비용 절감에 절대적으로 강경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 옛 트위터)에서 "회사는 여전히 충전소를 설치해 나갈 계획이지만, 새로운 위치에 대해서는 네트워크 확장을 더 느린 속도로 추진하고 기존 위치를 100% 활용하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교통 연구기관인 RAC 재단 스티브 구딩 이사는 "테슬라의 행보는 미래의 전기 자동차 구매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판매자는 구매자들에게 기술의 강력한 미래를 보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게 필요하다"며 "제조업체가 야망을 억제하면 소비자들이 전기차 전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거나 더 긍정적인 소식이 나올 때까지 구매를 연기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슈퍼차저 네트워크의 공급업체인 불렛EV 충전 솔루션의 공동 CEO인 안드레스 핀터는 "오늘 아침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며 "머스크가 미국 정부의 NEVI 프로그램에 따른 자금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충전망 담당 팀을 더 크고, 더 나쁘고, 더 머스크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구축한 세계 5만 개의 충전 네트워크는 업계를 선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포드, 제너럴모터스, 리비안 등 북미의 여러 경쟁사와 계약을 맺어 해당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NACS 충전 표준을 채택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슈퍼차저 부서뿐만 아니라 회사의 전체 공공 정책 부서의 인원도 감축될 예정이다. 이번 해고는 회사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감소를 보고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고 BBC는 부연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BMW, GM,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 6개 업체와 손잡고 북미 지역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자체 충전망 구축에 나선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