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할 것인지가 정책 초점”
다수 해외IB “12월 첫 번째 금리인하”…금년중 100bp 인하 전망도 나와
금융시장, 금리 하락·주가 상승·미달러화 약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정책 스탠스가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에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밝힌 점,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한 점 등을 dovish(비둘기적, 온건파)하게 평가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조광식 차장, 김태현 과장이 정리한 '5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의하면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5.25~5.50%, 만장일치), IORB(5.40%) 및 O/N Reverse RP 금리(5.30%) 동결, 양적긴축(QT) 속도 완화(B/S 축소 한도 하향, 국채 600억달러/월→250억달러/월, MBS 350억달러/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책결정문에서 경제활동 속도는 계속해서 견조한 속도로 확장(has been expanding→continued to expand)으로 변화가 있었으며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은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추가진전이 부족' 문구가 추가됐다(In recent months, there has been a lack of further progress toward the Committee's 2 percent inflation objective).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의 리스크가 보다 균형을 이루어 가고 있다는 문구는 지난 1년간 더 나은 균형을 향해 나아갔다(are moving into better balance→have moved toward over the past year)로 수정됐다.
QT 속도조정도 있었다. 6월부터 월별 국채 보유규모 축소 한도를 하향조정(600억달러→250억달러)하며 MBS는 기존 월별 축소 한도(350억달러)를 유지키로 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및 경제 상황 평가와 관련해 "노동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타이트한 상태이나 최근 구인, 해고 및 고용 데이터 등에서 보듯이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1분기) 데이터는 우리의 예상보다 높게 나왔으며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다소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완화 확신을 얻기까지는 이전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책 스탠스와 관련해선 "노동시장이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균형을 찾아가고 주택 및 투자 활동이 고금리의 제약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현재의 정책(금리수준)은 분명 제약적이며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이 보다 충분히 제약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경로와 관련해서는 "다음 정책금리 움직임이 인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 지금 정책의 초점은 얼마나 오랫동안 정책을 제약적으로 유지할 것인지이다"라며 "현재 우리의 정책기조가 물가목표를 달성해나갈 만큼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는(즉, 금리인상 필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필요하나 그러한 증거를 우리가 지금 보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금리인하를 시작하려면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한데 1분기에는 데이터에서 진전을 보지 못함에 따라 그러한 확신 도달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QT) 속도조정과 관련해 "이번 회의에서 월별 국채 보유규모 축소 한도를 6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축소했다"며 "QT 속도조정은 완화적 금리정책과는 관련이 없으며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Powell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인플레이션 하락 전망, 금리인상 가능성 부정 등이 dovish하게 해석되면서 금리는 하락하고 주가는 상승했으며 미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으나 이후 주가는 AI 부문 등에 대한 기업실적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하락 반전됐다.
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6월 금리인하 확률은 전일 9%에서 금일 30%로 상승했으며 금년말 정책금리는 5.05%(1.1회 인하)에서 4.99%(1.4회 인하)로 하락했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주요 투자은행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진전이 더디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책결정문 및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정책 스탠스가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에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밝힌 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한 점 등을 dovish하게 해석했다.
JP모건(JP Morgan)은 "정책결정문이 hawkish(매파적, 강경파적)하게 변경되었으나 Powell 의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노동수요의 냉각, 이자에 민감한 지출(특히 주택 및 자본지출)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임을 강조했다"며 "금일 발언을 통해 Powell 의장이 현 인플레이션 수준에 만족하지는 않으나 3% 미만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2% 목표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RBC)는 "Powell 의장은 Job openings 지표 등에서 노동 수요가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으며 다음 정책 움직임이 금리 인상은 아닐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dovish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책결정문에서 금리인하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재차 강조한 점을 볼 때 연준이 금년중 3월 FOMC의 Dot plot에서 밝힌 수준으로 인하할(75bp)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 12월 이전에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12월에 25bp 인하)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Jefferies는 "정책금리 동결은 예상된 것이나 자산규모 축소 상한을 250억달러로 줄인 것은 예상보다 컸다. 정책결정문에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없다는 문장을 포함한 것은 기존의 연준인사들의 발언의 수위에 비해 높은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Powell 의장은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향후 통화정책은 데이터에 의존할 것인데 데이터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우며 연준은 금리 경로를 예측할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다. 다음 FOMC의 dot plot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Capital Economics는 "Powell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stickness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unlikely)라고 밝혔으며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데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올해 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당사는 공급업체의 납품 기간 단축, rent 하락, 생산성 향상 및 임금 둔화 등을 볼 때 올해 말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9월에 첫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은 금리인하를 위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을 wait-and-see 체계로 전환하였는데 이는 더 길게 현 금리를 유지하며 인하 시기는 더 늦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차대조표 정책수정은 예상대로였다. 250억달러의 상한선은 예상치인 300억달러보다 낮지만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다"며 "당사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sticky할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12월 첫 번째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한다. 다만 금리인상을 위한 기준(bar)는 높으며 Powell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확증하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Citi는 "Powell 의장의 발언은 인플레이션 또는 노동시장 지표가 약화되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당사의 전망에 부합했다"며 "현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므로 금리인상을 고려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하였으며 1분기에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중단되었으나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사는 금년중 100bp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DB)는 "정책결정문은 인플레이션 속도와 관련한 신뢰가 약화되었다고 강조하면서 hawkish하게 변경되었으나 기자회견은 금리 인상 재개를 부정하고 현 금리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초기 시장반응은 완화적 편향성, 금리인상 가능성 부정, 예상보다 큰 QT 상한 축소 등으로 dovish하게 해석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12월 한차례 금리인하 전망(이후 매우 점진적으로 인하하여 2026년말 3.75~4%로 하락)을 유지하는데 동 전망에는 인플레이션의 지속, 확장적 재정정책 지속과 같은 hawkish한 위험과 예상치 못한 노동시장의 약화와 같은 dovish한 위험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