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1분기 영업이익 39% 증가
현금성 자산 257조원으로 역대 최고
애플 지분 13% 매각해 지분 22% 줄여
버핏, 버크셔 후계자로 그렉 아벨 지목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회장(오른쪽)과 그의 친구인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 사진=로이터통신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 1분기 동안 애플 지분 일부를 매각해 역대 최대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는 이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주주총회 회의에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버크셔는 지난 1분기에 112억달러(약 1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81억달러)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355억달러) 대비 64% 하락한 127억달러(약 17조원)였다. 현금성 자산은 역대 최고치인 1890억달러(약 257조원)를 보유했다.
올 1분기에 사들인 주식 규모는 27억달러(약 3조6700억원)에 그친 반면 매각한 주식 규모는 200억달러(약 27조원)다. 특히 포트폴리오 비중이 가장 높은 애플 주식을 매도했다.
지난 1분기 동안 애플 지분의 약 13%(1억 1556만주)를 매각해 지난 3월말 기준 1743억 달러에서 1354억 달러(184조원)로 22% 줄였다. 애플 주식 매각으로 현금성 자산은 2분기에 2000억 달러로 늘었다.
버크셔는 2016년 애플에 약 10억 달러(1조4000억 원)를 투자한 이후 보유 지분을 계속 늘려왔다. 2018년 3분기 말까지 버크셔의 애플 지분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버핏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한 애플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전자 제조업체라기보다는 가격 결정력을 가진 소비재 회사로 인식했다.
최근 애플이 중국 내 판매 둔화, 인공지능(AI) 분야의 부진 등으로 올해 1분기 주가가 11% 하락하면서 버핏이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버핏 회장은 이날 회의 연설에서 애플에 대한 자신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의 지분을 줄였지만 버크셔의 오래된 투자 종목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코카콜라보다 훨씬 나은 기업"이라며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애플은 버크셔의 최대 투자처로 남을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강조했다.
이어 "아이폰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품 중 하나, 아니 어쩌면 가장 위대한 제품일 수도 있다"고 찬사했다.
버핏 회장은 "애플 투자로 막대한 평가차익을 봤기 때문에 정부에 내야할 세금이 많다"면서 "애플 지분 축소는 세금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버핏 회장은 연례 주주총회에서 그렉 아벨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는 "그렉 아벨 부회장이 기업을 넘겨받더라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버크셔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애플을 계속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