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좀 더 극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폭탄 3500개 지원에 대한 보류 결정이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서 노선을 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탄약 지원 보류 결정이 전화 통화나 특사, 공개 성명, 합동 위원회 회의 등 직접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아니지만 그의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가을 개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며 "역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안보 파트너십 중 하나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76년 동맹이 중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탄약을 제외한 다른 무기는 계속해서 이스라엘로 보내지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 관리들은 탄약 지원 보류가 최종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결정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랫동안 위협을 받아온 가자지구 남부 라파 침공을 포기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폭탄으로 인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라파 작전에 반대했으며 라파 도심 지역으로 발사될 수 있는 포탄의 전달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의 클리프 쿱찬 회장은 "이번 결정은 바이든이 비비(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자신의 유일한 실질적 영향력의 수단인 무기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안보가 위협받기 시작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바이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쟁은 그의 선거 운동과 민주당의 단결,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NYT는 "미 정부는 당초 탄약 지원 보류를 비공개로 진행할 계획이었고 처음에는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측이 이를 유출했다"며 "이후 이스라엘은 라파에 있는 민간인 11만 명에게 대피를 명령했고, 도시 외곽에 있는 목표물에 공습을 가했으며, 탱크를 파견하고 이집트와의 국경을 점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제한적이고 공격의 시작은 아니지만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은 표면적으로는 지난 주말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병사 4명이 전사한 것에 대한 대응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질 석방 휴전 협상이 타결될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중동 전문가 엘리엇 에이브람스는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라파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지만, 이스라엘이 결국은 라파를 공격하면서 양국 관계에 엄청난 긴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